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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범기 Oct 22. 2023

행복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해서

  지옥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삶이 지옥 같다고, 고모는 자주 말했습니다. 지금은 연락이 두절되어 몇 년째 얼굴을 본 적은 없지만, 여전히 가끔씩 고모의 그 말이 생각나고는 합니다. 삶이 지옥과 같이 느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자신의 마음 안에 평화와 행복이 없을 때, 자신의 마음 안에 괴로움만이 가득할 때, 삶이 지옥과 같은 것은 아닐까요? 

  앞에서 충분히 썼지만, 저는 몇 년째 반백수 혹은 백수의 삶을 반복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빈곤에 시달렸습니다. 물질만능의 한국사회에서, 저 같이 가난하고 변변한 직업이 없는 사람은 ‘불행’해야만 합니다. 그것이 사회의 통념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불행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가끔씩은 불행하다고 느끼는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많은 순간들에서 행복하다고 감각했습니다. 사실 행복하지 않을 이유도 없었습니다. 지금 저는 살아있고, 지금 저에게 주어진 것들에 충분히 만족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모든 순간들은 변화하는 과정에 불과하기 합니다. 지금 당장은 이런 모습으로 빈곤하게 산다고 하더라도, 제가 일평생 빈곤하게 살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이 순간 또한 결국에는 변할 것이라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보니, 지금 이 순간의 상황이 좋지 않다고 하더라도 거기에 깊이 매몰될 이유가 없었습니다. 

  물론, 돈이 없는 것은 여러 가지의 불편함을 주었습니다. 집밖을 나가면 어떤 식으로든 돈을 써야만 했으니, 가능한 집에만 있었습니다. 식사도 대부분 집에서 했습니다. 식비를 조금이라도 아껴야만 했기 때문입니다. 사람을 만나는 일도 피했습니다. 사람을 만나서 밥을 먹고 차를 마시려면 얼마간의 돈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조금 외로웠고, 어떤 때는 우울한 마음이 치밀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상태에서 오래 머물지는 않았습니다. 굳이 저를 불행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입니다. 

  매일 명상을 하면서 분명히 이해하게 된 한 가지 사실이 있습니다. 나의 삶은 오로지 나의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나의 삶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사람도, 불행하게 할 수 있는 사람도, 오직 나뿐입니다. 나의 삶이 행복할 것인지, 불행할 것인지는 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습니다. 외부의 상황을 모두 통제할 수는 없지만, 그에 대한 저의 반응은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었습니다. 

자신을 구원해 내야 합니다. 

  저에게 위빳사나 명상을 가르쳐주신 S.N 고엔카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어느 누구도 여러분을 어깨 위에 태워서 최종 목표까지 데려갈 수는 없습니다.” 라고요. “여러분 스스로 걸어 나가야 하며, 자신과의 전쟁을 치러야 하고, 자신을 구원해 내야 합니다라고, 고엔카 선생님은 말씀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구원은 죽은 후에 천국에 가는 식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결국에는 해탈을 이루고, 깨달은 이가 되는 것이 구원이 아닙니다. 물론, 천국에 가거나 해탈을 할 수 있다면 좋겠지요. 하지만 그건 별로 중요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의 구원입니다. 지금 이 순간의 삶이 지옥일 때, 지금 이 순간의 지옥에서 벗어나는 일이 구원입니다. 지금 이 순간의 구원이 중요합니다. 


  저를 구원해줄 사람은 다른 누군가가 아닙니다. 언제나 제 자신이 저의 구원자가 되어야만 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스스로의 삶을 긍정하고, 자신의 협력자가 되어 자신의 삶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나가야만 합니다. 그것이 스스로를 구원하는 방법이며, 스스로에 대한 책임을 다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그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 꼭 돈이 많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것보다 오히려 중요한 것은 지금 내게 주어진 것들에 만족하고, 감사하는 태도를 지니는 일이 아닐까요. 그 안에서 나의 행복을 만들어나가는 일이야 말로 나의 삶의 책임을 다하는 일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물론, 한국사회는 그런 식으로 살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오로지 더 많은 것을 가지는 것만이 삶의 정답이라고 사회의 통념은 말합니다. 하지만 그런 식의 사회의 통념을 깊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 또한, 삶을 살아가는 하나의 지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회의 통념은 내 삶의 목적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음을 끊임없이 인색해야” 합니다. 돈을 많이 버는 것만이 삶을 행복하게 해준다고 온 세상이 말하는 것 같다고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외부에서 주어진 가치보다, 제 안에서 제가 믿는 가치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언제, 어느 때라도 내게 주어진 나의 삶을 긍정하고, 언제나 행복할 것. 그것이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제 안의 가치입니다. 

  제 삶의 목적은 행복하게 사는 것입니다. 저의 삶을 충분히 누리고 가는 것입니다. 설사 사회의 모든 통념들이 “너는 실패했다”고 말할지라도 저는 그런 질책에 마음을 쓰지 않을 것입니다. 단지 씩 웃을 것입니다. ‘당신들은 당신들의 생각대로 떠드십시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언제나 그런 태도로서 삶을 살아가고자 합니다. 그런 식으로 제 삶을 행복으로서 가득 채울 것입니다. 


여러분들도 자신의 삶 안에서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언제나 행복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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