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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물꼬물 Feb 19. 2023

미국 박사과정 - 여섯 달 차 일기

호기롭게 매달 다이어리를 써서 박사과정을 기록하겠다!!! 는 다짐과 달리 1학기 후반부로 가서는 바쁘다고 (학회 등) 건너뛰고, 방학은 쉰다고 건너뛰었다… 그러다가! 지금도 어떻게 보면 바쁜 시기지만 ㅋㅋㅋㅋ 잠시 여유를 가지고 이 순간도 기록하고 싶어 분위기 만들 겸 학교 도서관 스벅에 안착했다.

달달구리한 음료를 보상 삼아 도착한 토요일의 도서관 스벅 + 풀리지 않던 R 문제와 함께…


그동안의 나에게는 어떤 변화와 발전이 있었나. �


우선 첫 번째 학기는 전공과목에 집중하는 시간이었다면, 이번 학기 들어오고 나서는 (학기시작이 1월 중순이라는 점.. 한국은 3월 개강이었던걸 생각해 보면 너무 빠르다ㅠㅠ 그렇지만 여름방학이 좀 더 긴 게 장점!) 조금씩 조금씩 누군가가 나에게 ‘어서 와! 연구의 세계로 온 걸 환영해~!’라고 말하고 있는 느낌이다.


수업도 본인 연구 관심사에 맞춰 진행되기도 하고, 연구방법론 수업도 실제데이터를 통해 분석하고 이를 학교 exhibition에 제출하는 게 과제이기도 하고, 지도교수님도 11월에 있을 학회에 낼 포스터 abstract을 써보자고 얘기하시니 말이다.


이번학기에는 지도교수님, 부지도교수님, 부지도교수님의 제자와 함께 쓰기로 한 페이퍼도 예정되어 있어 더 알찬 한기가 되겠다. 현재 introduction 부분을 쓰고 있는데 차차 우리 연구의 기여점이 뭔지, 어떤 함의가 있는지 등 discussion 부분까지도 확장해가려 한다.


이렇게 다양한 새로운 것들을 접하다 보니 조금씩 연구가 무엇인지 좀 더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처음에는 ‘당연한 얘기 하는 거 아냐?’라고 의문을 가졌던 나에게, 연구 그 이면에는 이전의 거인들이 쌓았던 수만은 이론과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들이 있었고, 당연해 보이지만 그 가설을 입증하기 위해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고, 해석하는 과정이 있다는 점, 그리고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발견이 새로운 발견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등…


또 하나 느낀 점은 연구자의 장점도 눈에 들어온다는 거다. 물론, 좋은 논문을 쓰기 위해 머리를 짜내는 고통의 시간도 있고 (실제로 한 시간 열심히 집중했지만 단 세줄만 쓰기도 하고….), 데이터 자체만으로도 아직 익숙지 않기에 압도되기도 하고, 분석방법과 분석의 깊이를 이해하지 못해 답답하기도 하지만.


이만큼 편하게 일하면서 내가 궁금한 걸 해소하고, 이를 밝힘으로 적어도 누군가에게, 연구자들에게 기여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그 과정이 내 것이 되기에 조금씩은 수월해질 거라는 점. 참, 학회라는 시스템이 배움의 기회도 주지만 잠시간의 여행이라는 선물도 함께 줄 수 있다는 점. 정해진 시간 없이 내가 원하는 시간에 좀 더 자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점.


아직은 이 정도가 떠오르는데 2년 차, 3년 차, 4년 차, 5년 차의 나는 연구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다른 거 하고 있는 거 아녀…? ㅋㅋㅋㅋ


아무쪼록 이번 2023년에는 1년 차 말에 1 저자로 내는 내 논문이 만들어지고 (아마 엄청 많은 피드백을 받으면서 첫 경험을 하는 시간이 되겠지), 11월에 있을 학회 포스터 초록을 잘 내고 거기서 잘 발표하고, 이번 3월 말에 있을 학회에서 첫 포스를 잘 발표하고, 다음 학기 (2학년 1학기)에 있을 qualification exam을 잘 치르는 게 큰 마일스톤이자 좋은 경험들이 될 것 같다.


 다음 달 초에 지원할 fellowship도 현재 준비 중인데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된다면 되는대로 안되면 안 되는 대로 좋은 일로 이루어지겠지. 어떻게 될지…!


점차 대학원에 스며들고 있는 것 같다. 대며드는것인가…(??)


한 달 뒤 나는 또 일기를 쓰고 있을지. 우선 3월 초 봄방학만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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