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줄 알았던 인동초가
점점이 잎을 내미는 순간, 당신은
좋아요!라고 말하더군요
인동초에서 빛이 탄생하고 있으니까요
하늘을 가득 채우는
새들의 군무를 지켜보던 것처럼
당신의 얼굴에도 빛이 탄생하고 있어요
좋아요,
그건 빛이 오는 걸 숨길 수 없는 말
좋아요 좋아요 말할수록 세상은 더 밝아져요
처음으로 빛을 만드신 하나님이 그랬다니까요
마침내 눈앞에 아침이 도착했으니까요
어떻게 표정까지 숨길 수 있겠어요
좋아요 좋아요 말을 멈출 수 없었겠지요
그래서 꽃이 만들어졌나 봐요
좋다니까 꽃피는가 봐요
좋아요
좋아요 꽃!
시집 <사과꽃이 온다> 수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