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것만으로도
무얼 보고 사는지
눈에 보이는 대로 살려고 하는지
눈에 보이는 것 위해 살려고 하는지
멈추고 생각해 보자.
세상은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도 있고
불행할 수도 있다는 것을
모두 한순간, 살아 보니 그렇다. 선택에 달려있다.
김광석의 <그날들>이란 노래 첫머리는 이렇다.
그대를 생각하는 것만으로
그대를 바라볼 수 있는 것만으로
그대의 음성을 듣는 것만으로도
기쁨을 느낄 수 있었던 그날들
지금은 기억 속에 남은 '그날'을 노래한 것인데 노래를 듣다 보면 '그대'의 존재가 궁금해진다. '그대'가 기억에 강하게 남은 이유는 무얼까. 바라볼 수 있어 좋았던 '그날'에 만들어진 이미지 때문일 것이다. 노래에 공감하는 것은 노래가 가슴에 남겨진 이미지를 호출해 내거나 아니면 비슷한 감정을 느끼게 하기 때문 아닐까. 우리에게 바라볼 수 있는 것만으로 기쁨과 행복을 주는 존재가 얼마나 많은지.
보는 것만으로도 뇌는 보상을 받기도 하고 보상의 기대감으로 흥분한다.
오래전에 라스베가스 카지노를 가본 적 있다. 일행들과 흔히 말하는 재미 삼아 간 것인데 한 번의 기억이 뇌에 그림처럼 남아있다. 분위기가 그렇다. 재미라지만 뭔가 보상을 받을 것 같은 현란한 분위기였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카지노엔 창문과 거울이 없다. 창문은 내 시선이 향하는 밖이고 거울은 내 시선이 향하는 안이 아닌가. 그러니까 시선을 딴 곳에 두지 않고 도박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보상심리를 작동시키는 것, 그게 도박 현장의 상술일 것이다.
보상심리가 작동하는 곳, 그게 도파민 박스(회로)다. 5cm도 안 되는 도파민 박스에 갇히는 일, 그게 중독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뇌가 될 수도 불행한 뇌가 될 수도 있다. 눈은 그렇게 열려 있다. 본래 자연과 사람의 마음을 바라보는 눈이 정보의 흡입구로 집중화되면서 뇌는 중독에 쉽게 노출되는 것이다.
보는 것만으로도 중독이 되는 세계, 지금 도박 장소는 우리 손 위에 있다. 마음만 먹으면 도박을 스마트폰으로 얼마든지 할 수 있다. 보상의 기댓값에 속아 눈을 열어 놓고 빠져드는 것이다. 도박은 하면 할수록 잃게 되고 망하는 수순이다.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꽃을 사랑하는 사람은 밤하늘의 무수한 별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할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꽃이 저 별 중 어딘가에 있겠지" 마음속으로 생각할 수 있을 테니까
어린 왕자에 나오는 아름다운 문구다.
눈이 그렇게 사용되면 얼마나 좋을까.
정말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그 무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