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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놀먹14

눈은 뇌의 등불

by 한현수

우리의 경쟁상대는 수면이다.


넷플릭스 창업주인 리드 헤이스팅스의 말이다. 그의 말이 진심이라면 넷플릭스는 세계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큰 엔터테인먼트로 고객의 수면을 빼앗아 성장한 기업인 셈이다.


넷플릭스에 심취하여 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이 많다. 밤을 새워 16부작을 한꺼번에 시청하고 아침에 진료실을 찾아오는 사람도 있다.


"드라마를 보면 멈출 수가 없네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선생님."


넷플릭스뿐 아니라 shorts, 릴스, 틱톡은 심각한 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왜 그럴까? 저 안에는 뉴로마케팅(neuromarking) 전략이 있기 때문이다. 뉴로(뇌)와 마케팅의 합성어인 뉴로마케팅은 플랫폼 소비시간을 늘리기 위한 전략이다. 즉, 도파민 중독에 취약한 뇌를 이용하는 것이다. 보면 볼수록(정보를 뇌에 입력하면 할수록)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불확성을 유발하여 빠져나오지 못하는데 그 결과 "소비하는 뇌" "생각하지 않는 뇌" "잠자지 않는 뇌"를 만드는 것이다.


저들의 전략은 고객에게 생각할 기회를 주면 실패한다. 그러므로 아무런 생각 없이 딴 곳으로 눈을 떼지 않고 영상이 제공하는 정보를 흡입하고 즐겨 주면 되는 것이다.


『피로사회 』저자 한병철은 디지털에 중독되는 사람을 '정보 가축' '소비 가축'으로 비유했다. 현대인의 뇌는 눈을 통해 쉴 새 없이 정보를 흡입하고 소비하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수면을 밀어내고 뇌를 혹사시키며 도파민 박스에서 갇히게 되는 것이다.


생각하지 않는 뇌가 만들어진다는 말은 전두엽의 위기를 말한다. 뇌를 도파민 과잉에 빠지게 하여 전두엽의 활동을 못하게 한다는 말이다.


고3 수험생들도 수면을 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수면이 많으면 죄인처럼 생각하는데 잘못된 생각이다. 수면을 줄여서 뭔가 성취하려는 것은 뇌건강에 좋지 않고 효과도 부족하다. 뇌가 건강해야 집중력도 좋아지고 기억력도 최상을 유지할 수 있다.


잘 자야 한다.


눈은 뇌의 등불이다.

리모컨과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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