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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는 운동하고 싶다

by 한현수



천 억 개,


뇌신경세포(뉴런)의 수를 말한다. 뇌 속에 있는 천 억 개의 신경세포는 생성 사멸을 반복하면서 쉴 새 없이 교류하며 뇌활동을 한다. 뇌신경세포는 300개의 신경전달물질을 사용하여 정보를 주고받으며 대화를 한다. 뇌신경세포들이 만들어내는 정신세계는 우주만큼 깊고 넓다.


소우주라 불리는 뇌는 고정되어 있지 않고 변화한다.


이걸 뇌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이라고 하는데 뇌는 쉼 없이 새로운 세포를 생성하고 새로운 연결망을 만들어 환경에 적응하려고 한다. 즉, 뇌는 열린 구조로 설계된 시스템이다. 뇌는 고정되어 있지 않고 새롭게 구축하는 네트워크(뇌신경망)를 통해 확장되어 간다.


이런 열린 구조를 방해하는 것이 중독이다. 중독은 쾌락 중심의 닫힌 구조를 만들어 낸다. 그러나 중독된 뇌를 가졌다고 너무 실망하지는 말자. 뇌는 뇌신경가소성이란 회복기능을 가지고 있으니까.


뇌를 어떻게 사용해야 좋을까?


운동 - 학습 - 수면 - 운동 - 학습 - 수면......


이 단순한 말의 반복 안에 뇌의 놀라운 비밀이 들어있다. 정말? 이런 반복으로 무슨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나는 운동이라 쓰고 뇌운동이라고 읽는다.


30분 걷기만 해도 뇌혈류량은 20% 증가한다. 뇌로 들어가는 두 개의 경동맥과 두 개의 척추동맥을 통해 혈류량이 증가하면서 뇌가 활성화되고 뇌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고 받아들일 신경망을 구축한다. 이때 창의적인 생각이 떠오르고 글의 뼈대가 만들어질 수 있다.


또한 운동은 뇌의 집중력을 증가시킨다. 운동은 산만한 생각을 정리하게 해 주고 우울한 감정을 없애 준다. 운동하는 뇌는 좋은 생각을 만든다. 춤도 좋은 운동이다. 몸과 인지기능을 동시에 움직이는 춤은 뇌를 건강하게 한다. 춤은 뇌의 행복호르몬인 엔도르핀과 세로토닌을 분비시킬 테니까. 운동으로 인한 뇌신경가소성은 회복의 효과뿐 아니라 학습의 효과를 높인다. 운동으로 구축된 신경망은 새로운 것을 학습할 준비를 마련하는 것이다.


학습한 것을 잘 저장하려면 좋은 수면이 필요하다. 좋은 수면은 학습한 파일을 임시저장장소인 해마에서 장기저장장소인 대뇌피질로 옮겨준다.


운동과 학습과 수면으로 얻는 일상의 즐거움은 얼마나 솔솔 할까. 그런 일상의 즐거움을 누적하는 뇌는 다른 도파민자극원을 찾을 필요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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