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둥

기록 #14

by 아인슈페너

건물이 있다.
깨끗하고 세련된 건물.


10년의 세월이 흐른 뒤, 처음 모습과는 다른 세월의 흔적들이 남겨져 있다.
10년의 세월 동안 건물을 유지하기 위해 애쓴 수많은 기둥들...


금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이 건물 기둥에 금이 생겼다며 호들갑을 떤다.
당장 무너지는 것은 아닌지? 이 금을 메꾸면 앞으로 얼마나 더 버틸지 판가름을 한다.


하지만 기둥들은 소리친다.


"평생 이 건물을 유지할 수 있어요. 다만 우리들을 좀 봐주세요."


금은 저의 주름살입니다.
아직 50년은 더 버틸 수 있어요.


기둥이라는 이름으로 뽐낸 적 없습니다.
계속 버티고 있었을 뿐입니다.


가끔은 흔들릴 때도 있어요.
놀라게 해서 미안해요.


당신을 지켜줄 수 있습니다.
다만, 내 곁에서 나의 숨소리를 들어주세요.

가끔 숨소리가 거칠어지면, 조용히 안아주세요.


이 마음, 당신이 몰라준다면.

이 마음, 당신이 외면한다면.


앞으로의 50년은 저에게 지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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