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 각자의 삶

14년의 부부 생활, 그리고 새로운 우리의 길

by 아인슈페너

5월 10일,

'7년 뒤 이혼합니다'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매주 토요일마다 아내와 저의 상황을 인지하고,

개선해 보려고 시작한 주 1회 연재였습니다.


다만, 결론적으로는 둘 사이의 의견이 좁혀지지 않았고,

결국은 각자의 삶을 택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었습니다.


빠르면 6월 안에 저희 부부는 이제 자유인으로 돌아가고,

아이의 엄마, 아빠로만 존재하게 됩니다.


나름 열심히 살았다고 자부했습니다.

앞으로도 이렇게만 살면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아내에게 안정적인 가정환경을 원했고,

아내는 저에게 인정과 지지를 원했던 것 같은데,

서로가 그 부분을 채워주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아내가 하는 모든 일이 저는 이해가 되질 않았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나 자신이 제일 힘든 상황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런 나를 봐주지 않는 아내에 대한 미움과 외로움에 사로잡혀서

결국은 몹쓸 말들을 내뱉었습니다.

아내의 마음에는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남았고,

이제는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 상태입니다.


사실 내뱉지 말아야 할 말을 했던 건 아내를 바꿔보려 했습니다.

아내의 자존심을 건드려서 결국은 내가 옳았다는 것으로

아내를 속박하려 했는지도 모릅니다.


아내의 말이 맞습니다.

"넌 내가 책임감 때문에 이런 결정을 못 내릴 것을 알고 그런 말을 했을 거다"


오늘에서야 생각합니다.

도대체 나는 왜 그렇게 아내를 믿지 못했을까.

왜 좀 더 아내를 인정하고, 격려해주지 못했을까.


이미 후회해 봐야 소용없단 걸 알면서도

제 자신에게도 화가 나는 부분입니다.

알량한 자존심으로 모든 걸 망쳐버린 자신이

지금은 너무도 초라하고, 얼굴을 들 수 없는 순간입니다.


아내는 살아오면서 계속 참았다고 합니다.

내가 참아야 아이를 지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하나뿐인 아들에게도 미안합니다.

이런 불안정한 가정을 만든 장본인은 다름 아닌 본인이고,

가장이라는 이유, 아빠라는 이유로 시도 때도 없이 여러 잔소리를

해왔던 제 자신이 지금은 가장 부끄러운 순간입니다.


이미 거스를 수 없는 환경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딱 하나가 남았습니다.

우리 아들이 성인으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남은 책임감을 다하는 것입니다.


또한, 제 아내에게도 그동안의 미안함을 담아

친구라는 이름하에 인생에서 필요한 순간이 있다면

언제든지 달려가서 지원해 주는 존재가 되려 합니다.

물론 각자의 삶에 직접적인 관여는 하지 않아야겠지요.


마음속으로 아내를 응원하려 합니다.

비록 결말은 좋지 않으나 사랑하고, 미워하며 지낸 14년이라는

마지막 신뢰의 조각을 마음 깊이 간직하며, 아내가 앞으로 하는

일뿐만 아니라 원하는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뒤에서 바라보려 합니다.


7년 뒤, 10년 뒤, 우리 가족은 어떤 길을 걸어가고 있을까요.

지금까지 배운 인생의 교훈을 마음 깊이 새기며,

새로운 내일을 맞이하고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그동안 '7년 뒤 이혼합니다'를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좋은 날들만 있으시길 소망합니다.


-아인슈페너 올림-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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