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어학원에 가다
내가 처음 등록한 어학원에는 한국 학생들로 가득했다.
호주에 가면 수많은 외국 친구를 사귀고 외국 생활을 즐길 줄 알았지만 현실은 아니었다.
나의 현실은 한인타운에서 한국 학생들과 공부를 했다.
수업 시간이 외에는 당연히 한국말로 대화하며, 전혀 영어 공부의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하였다.
학원에는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20살 어린 동생들도 있었고, 30살에 워킹홀리데이 비자를 받아서 호주에 온 형 누나들도 있었다.
모두들 한국에서의 다양한 경력들도 있었다.
유치원 선생님, 간호사, 대학생, 여행사 직원, 자동차 정비원 등 다양한 직종에 형 누님들이 계셨고, 대학을 다니다가 휴학하고 온 학생들, 나처럼 졸업하고 온 사람도 있었다.
학원에 처음 가면 영어 레벨 테스트를 받아 클래스를 나눈다.
난 인터미디어로 시작하였다.
그곳에서 스펜서를 만났고, 로렌이라는 아일랜드 영어 선생님을 만났다.
이밖에도 호주인 영어 선생님도 있었고, 한국인 영어 문법 선생님도 계셨다.
수업은 아침 9시부터 3시까지 문법, 발음, 작문 등의 수업이 있었고,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눈 토론 수업도 있었다.
3시 이후로는 한국인 영어 선생님께서 문법을 가르쳐 주셨다.
학원 생활에 어려움은 없었다. 오히려 재미있었다.
학원에 있는 대부분 한국 학생들이 나처럼 워홀러였다.
그렇기 때문에 호주에서의 우리들의 목적과 고민들은 얼추 비슷한 경향이 있었다.
대부분 한국 워홀러들의 큰 목표로는 영어, 여행, 돈이 있고, 고민은 그 목표를 어떻게 이루느냐가 가장 큰 고민이었다.
영어로 언제나 고민했으며, 생활고에 시달려 어떤 일을 하느냐 마느냐가 고민이며, 여행을 할 땐, 어느 지역으로 어느 시기에 이동할지가 고민이었다.
이렇게 목표와 생각과 고민들이 비슷하니, 함께 정보를 나누며 쉽게 쉽게 친해질 수 있었다.
한국 사회에서의 형, 누나, 동생들이 이곳에서도 생긴 것이다.
다만 영어가 전혀 느는 것 같지 않아 그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었다.
그래서 그 당시 나의 가장 첫 번째 목표는 스트라스필드를 벗어나는 것이었다.
‘내 언젠가 이곳을 벗어나 한국인이 없는 곳으로 가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