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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호주로

by 조용호

출발! 호주로


SDC11744.JPG 호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생각 많음)


인천에서 시드니까지 비행기로 약 11시간이 걸렸다.
비행기 안에서 다시 한번 호주에서의 꿈과 계획들을 떠올려 보았다.
호주에서의 목표는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을 정도의 영어 실력을 쌓는 것이었다.
그리고 다양한 경험을 하며, 내가 누구인지 발견해 보자고 다짐했다.
이 두 가지가 큰 목표였고, 그 외에도 여행하기, 돈 벌기 등의 소망이 있었다.


시드니 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에 발을 딛고, 밖으로 나와 이제 아무도 모르는 세계에 혼자 서 있는 자신을 느꼈다.
말도 통하지 않고, 아는 사람도 없었기에 이제 모든 것을 스스로 헤쳐나가야 했다.
유학원을 통해 등록해 온 덕에 초기 정착은 그나마 쉽게 할 수 있었다.
공항에서 나를 픽업하러 온 택시 기사 아저씨를 만나, 내가 생활하게 될 동네로 이동했다.


공항에서 시드니 도심으로 이동하는 동안 3월의 맑은 호주 날씨와 아름다운 자연, 그리고 호주의 멋진 집들을 볼 수 있었다.
‘아름답다…’
처음 보는 호주의 모습이 정말 아름답게 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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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 한인타운(Strathfield), 11시간 비행기타고 한국에 왔네???

내가 도착한 곳은 스트라스필드(Strathfield). 이곳은 시드니의 한인타운으로 불리는 동네였다.
분명 호주로 왔는데, 스트라스필드는 한국적인 것으로 가득했다.
대부분의 가게에 한국 이름이 걸려 있고, 한국 사람처럼 보이는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에 있었다.
이것이 호주에서의 첫 실수였다.
유학원을 통해 등록만 했지, 내가 어디로 가는지 조사를 하지 않은 것이다.
‘영어를 배우러 왔는데, 한인타운이라니, Oh my God~’


그날, 나와 같은 날 유학원을 통해 등록한 다른 한국 수강생들을 만났다.
학원 입학 절차를 밟으며 앞으로 약 3달간 지낼 동네를 둘러보았다.
곳곳에 보이는 한국인들, 수많은 한국 간판들, 한국 식당들...
이곳은 정말 한국이었다.


학원에도 온통 한국 학생들뿐이었다.
외국인 영어 선생님만 있을 뿐, 이건 마치 한국에서 외국인 강사가 있는 영어학원과 다를 바가 없었다.
정말 미리미리 조사하고 준비하지 않은 나의 잘못을 인정하며, 깨달음을 얻었다.
호주에 오기 전, 내가 가는 동네에 대한 사전 조사는 필수!!!


초기 정착을 위해 통장 개설, 핸드폰 개통 등을 했다.
물론 한국어로 모든 것이 가능했다.
식당에 가도 한국어로 주문하고, 주문을 받는다.
이것은 나만의 충격이 아니었고, 나와 같은 날 호주에 온 많은 학생들도 충격적이었다고 한다.
후회해도 소용없다. 이미 돈은 지불했고, 이곳에서 3달간 있어야 한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 했던가? 비록 시작은 한인타운이지만, 이 동네를 빨리 벗어나리라 새로운 계획과 목표가 생겼다.


그날 만난 한국인들과 자기소개 시간을 가졌다.
“안녕하세요, 저는 26살 다니엘입니다. 영어도 배우고 다양한 경험을 하러 왔습니다.”
자기소개가 이어졌고, 나는 내가 제일 연장자일 줄 알았지만, 오히려 막내였다.
“안녕, 내 이름은 임XX이고 이번에 막차 타고 워홀 왔어. 그냥 좀 쉬러 왔어.”
(막차: 워홀 비자를 마지막으로 받을 수 있는 30살을 뜻함)
“내 이름은 조XX고 나는 작년에 막차 신청해서 이번에 호주 왔어.”
(워홀 비자를 받고 1년 안에 입국해야 한다. 그래서 30살에 비자를 받아도 1년 안에 31살에 호주에 올 수 있다는 것을 이때 알았다.)
이렇게 의외로 나이 많으신 형, 누나들이 워홀로 호주에 온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심지어 결혼해서 온 누나도 있었다.
SKY 재학생 친구도 있었고, 한국에서 제법 유명한 형님도 있었다.
정말 다양한 사람들이 호주에 워킹홀리데이로 왔다.
영어를 배우기 위해, 돈을 벌기 위해, 여행을 위해, 그리고 다양한 이유들로 호주에 오는 다양한 사람들.
비록 첫날 실망스러웠지만, 점점 호주 생활이 기대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각자의 꿈을 나누며, 호주에서의 첫날밤을 불태웠다.
Fire~!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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