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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의 교회

by 조용호

호주의 교회


나는 원래 한국에서도 교회를 잘 다니는 크리스천이다. 이 이야기는 내가 크리스천이기 때문에 하는 말이 아니라, 호주 생활의 팁으로서, 호주에서 교회를 다니는 것이 얼마나 좋은지 설명해 주기 위함이다.


많은 워홀러(워킹홀리데이 비자 소지자)들이 그러하겠지만, 우리 일행도 워홀 초기에는 한국과 다른 물가를 실감하며 어떻게든 돈을 아끼기 위해 식비를 절약했다. 그래서 호주에서 처음 우리가 먹은 것들은 라면, 토스트, 밥, 간장, 김, 고추장 같은 아주 간단한 음식들뿐이었다.


그날도 우리는 밥, 김, 간장, 고추장만 놓고 아침을 먹고 있었다. 우리가 먹고 있는 모습이 안쓰러워 보였는지, 옆에서 식사하시던 한 한국 아저씨께서 라면과 김치를 권해 주셨고, 우리는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라면 국물에 밥까지 말아 깨끗이 먹었다.


그분께서 그날 자기네 교회에 오지 않겠냐며, 예배 후 더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을 수 있다고 권유하셨다. 한국에서도 교회를 잘 다녔던 나로서는 당연히 “가겠습니다!”를 외쳤고, 그렇게 우리 일행은 토요일에 교회를 가게 되었다.


토요일에 교회라니? 뭔가 좀 이상했다. 알고 보니, 그것은 토요일에 예배를 드리는 '안식일 교회'였다. 교회의 종파야 어떻든, 일단 제대로 된 밥을 먹고자 했던 우리 일행은 한 시간 예배 시간을 잘 참아내며 드디어 밥을 먹게 되었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음식을 먹으니 순간 너무 행복했다. 이럴 때마다 한국에서 엄마가 해주신 밥이 어찌나 생각이 나는지. 그렇게 우리는 밥을 먹고, 남은 반찬은 집으로 싸 오며 우리의 생활에 보탬이 되었다.


그리고 일요일에는 다시 평범한 교회에 가서 점심밥, 저녁밥을 해결했고, 가끔 수요일, 금요일 예배에도 참석해 틈틈이 간식으로 배를 채우기도 했다. 그 외에도 교회에서 열리는 각종 파티와 행사에 참여하며 든든히 배를 채웠고, 또한 말씀을 들으며 호주 생활에 성령 충만한 은혜를 받았다. 그렇게 호주에서 나의 신앙생활은 점점 깊어져만 갔다.


이 외에도 교회를 다니면 여러 가지 좋은 점이 있다. 외국인 교회에 가면 외국인 친구를 사귈 수 있고, 영어로 설교 말씀을 들으며 자연스럽게 영어 공부도 할 수 있었다. 또한 교회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이벤트와 행사에 참여하며 호주의 문화를 체험할 수 있었고, 일자리와 집에 대한 정보 등도 교회에서 얻을 수 있었다. 더불어 교회에서 열리는 영어 수업에 참석해 공짜로 영어를 배우기도 했다. 이렇게 2년간의 호주 생활 동안 나는 다양한 호주 교회를 다녔고, 교회에서 수많은 친구를 사귀었으며, 영어 공부도 할 수 있었다.


호주의 힐송교회, 마치 콘서트장을 방불케 하는 열정적인 교회이다. 한국어 통역 서비스도 이용 가능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마태복음 11장 2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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