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기획 : 과정 개발(1단계 - 요구 분석)
HRD 담당자라면 과정 개발이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셨을 것입니다. 하지만 과정 개발이라는 무엇이다라고 정의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전 편에서 말씀드렸던 스팟성 교육들을 만드는 것도 과정 개발이라고 하시는 분들도 계실 수 있고 산학협력을 통하여 과학적으로 기획하는 것이 과정 개발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이처럼 과정 개발에 포함될 수 있는 범위는 각 자의 생각에 따라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만약 제게 누군가가 과정 개발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이전에 없었거나 몰랐던 교육의 필요성을 발굴하는 작업'이라고 말할 것 같습니다. 즉, 설계(Design) 보다 발견(Discover)에 더 중점이 맞춰져 만들어지는 작업이 과정 개발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소개될 대표적인 교수 설계 방법으로 활용되는 ADDIE 모형에서도 첫 단계인 요구 분석(Analysis)을 강조하여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HRD 담당자라면 누구나 한 번은 들어보셨을 단어가 교수 설계 방법으로 활용되는 'ADDIE 모형'일 것입니다. ADDIE라는 명칭은 Analysis(분석), Design(설계), Development(개발), Implementation(실행), Evaluation(평가)의 각 앞 글자를 따서 만들어졌으며 말 그대로 요구를 분석하여 교육을 만들고 실행하여 그 효과성을 평가하는 것까지의 방법을 가이드 해주는 대표적인 모형입니다. 따라서, 후술되는 과정 개발 프로세스의 단계적 내용들은 ADDIE 모형을 기준으로 말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요구 분석(Analysis)입니다. 요구를 분석한다는 것에 대하여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은 '왜?' 해야 되는가가 명확해야 된다는 것입니다. 즉, 요구 분석을 결심하게 된 분명한 배경이 있어야 됩니다. 예를 들어 영업 부서의 실적이 계속 저조한 상황입니다. 교육 담당자는 그 원인이 개인들의 역량 부족이라 추측이 되어 영업 부서원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진행합니다. 이때, 영업 부서의 실적이 계속 저조한 것이 요구 분석의 배경이 되는 것입니다.
두 번째로는 '누구'의 요구를 분석할 것인지 정해야 하는 것입니다. 예시로 대표이사께서 신년사 발표하셨다고 가정 해보겠습니다. 보통 신년사에서는 해당 연도의 전략과 방향성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때 교육 담당자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맞습니다. 그 전략과 방향을 수립한 대표이사의 의도를 분석해야 합니다. 반대로, 최근 핵심 인재의 이탈률이 전년 대비 증가하는 추이를 보인다면 어떨까요? 이때는 핵심 인재들의 리텐션을 위해 그들의 요구를 분석해야 됩니다.
세 번째로는 요구 분석의 배경(가설)이 맞는 지 검증하는 것입니다. 만약 영업 부서의 실적이 계속 저조한 원인이 개인의 역량이 아니라 시황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면 영업 부서원들에 대한 역량 향상으로 만들어진 교육은 아무런 쓸모가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영업 부서원들이 교육에 참여하게 되어 불필요한 시간을 할애하게 되고 그들의 불만만 야기할 수 있습니다.
네 번째로는 요구 분석의 배경이 검증되었다면 과정 설계 및 개발을 위한 재료들을 뽑아내기 위한 질문을 해야 합니다. 설문 조사, FGI, 개별 인터뷰 등 요구 분석을 위한 어떠한 조사 방식을 사용하더라도 그 조사가 끝난 뒤에 나와야 하는 산출물들의 기준이 명확해야 합니다. 만일, 영업 부서의 실적 저조 원인의 개인의 역량 문제라면 ① 영업 역량 향상을 위해 필요한 지식, 스킬, 태도는 무엇인지 ② 그 역량을 키우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 지 ③ 역량 개발을 위한 노력을 부족하다면 그 이유는 내부 요인인지(ex. 본인의 자기 계발 의지 결여) 혹은 외부 요인인지(ex. 역량 향상을 위한 회사의 교육 장치 부족) 등 최소한의 문항으로 교육 설계 및 개발에 필요한 최대한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질문을 개발해야 합니다. 아래 표는 그러한 질문 문항 개발을 위해 수립된 기준입니다. 이처럼 질문 주제, 주제를 선정한 목적, 해당 주제를 질문하여 얻을 수 있는 예상 효과를 기준으로 수립하면 좀 더 구체적인 문항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되기에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요구 조사가 끝난 뒤 결과 분석입니다. 이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사 결과(Rawdata)에서 현황(Fact)를 파악하고 그 현황에서 시사점을 도출하는 것입니다. 가장 어려운 단계이면서 정답이 없는 영역이기도 합니다. 똑같은 재료를 사용해도 요리사에 따라 음식의 맛이 다르 듯 시사점이라는 것도 담당자의 인사이트에 따라 깊이와 내용들이 달라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단계에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분석 관련 자료들을 많이 보고 모방하라'입니다. 제 스스로도 인사이트가 부족하여 사용하고 있는 방법이며 지금까지 역량을 향상 시키는데 가장 효과적이었던 것이 많이 보고 모방하는 것입니다. 특히, 같은 팀의 선배들의 자료들을 많이 보시고 따라 하시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판단됩니다.
요구 분석은 보통 짧게는 3주에서 길게는 한 달 이상이 걸리기도 하는 작업입니다. 그만큼 첫 단추를 잘 끼워야 되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방향을 잘 못 잡는다면 완전히 왜곡된 결과물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교육 기획자가 되고 싶으시다면 요구 분석에 최선을 다하시기를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