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젤란
항해, 표류.
참 비슷한 듯 다른 단어이다. 둘 다 물 위에 떠있는 모습이 상상된다. 항해라 하면 물살을 일으키며 빠른 속도로 전진하는 이미지가 떠오르고, 표류라고 하면 왠지 허름한 차림으로 뗏목에 大자로 누워있을 것만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항해를 긍정적, 표류를 부정적 이미지와 연결하지 않을까?
사전을 찾아보면 둘의 차이를 명백히 알 수 있다. 목적의 유무이다.
얼마 전 내가 잊고 있던 사실을 깨치게 한 지인의 한 마디가 기억에 남는다.
“이 일을 왜 하는지, 그걸 계속 생각해야 해”
언젠가부터 반복되는 일을 아무 생각 없이 완성하는 데만 집중한 것 같다. 지인의 이 말을 듣고 ‘아, 내가 이거 하려고 했던 이유가 있었지.’하는 생각이 들어 뜨끔했다.
그래. 목적 없이 하는 일은 의미가 없다. 안 하느니만 못하다. ‘아– 끝나고 나면 뭔가 남겠지.’ 이것도 안 된다. 매 순간 목적을 찾아야 한다. 내 인생을 공중에 맡겨버리지 말고 스스로 주인이 되자. 능동적으로 사고하자.
당신은 무엇을 향해 항해하고 있는가? 잠시 잊었다면, 잠깐 멈춰 생각해 보자. 표류 중이라도 괜찮다. 파도만이 일렁이는 망망대해에 누워 어디로 항해할지, 찬찬히, 떠올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