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는 사람의 철없는 생각
힘 빼고 살고 싶었다.
일이든 일상이든 적당히만 하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그렇게 살고 싶었다.
이번에 심리 상담을 받고 여러 책을 읽으면서 깨달았기 때문이다.
나의 좌절감과 무력감이 이렇게 큰 것은, 회복탄력성과 자존감이 나락으로 떨어진 것은 ‘과도한 진심’이 문제였다는 사실 말이다.
‘잘하고 싶다’는 마음은 등 뒤에서 나를 밀어주는 미풍이면서 나를 넘어뜨리는 돌부리이기도 하다는 걸 바닥에 엎어져 온 몸에 상처를 입고서야 알았다.
하지만 모든 것이 그렇듯 아는 것과 하는 것 사이에는 엄청난 간극이 있다.
석사 졸업을 위해 8년만에 다시 대학원으로 돌아가기로 한 지금, 입으로는 “졸업만 하자!”라고 되내이지만 머리는 자꾸 나에게도, 사회에도 도움되는 연구 주제를 찾고 싶어한다.
예전에 했던, 교수님이 좋아하는 그 주제로 해도 될 텐데. 아무리 나는 그 주제가 싫다고 해도 대충 써서 논문만 내면 되는데.
냄비 받침으로도 안 쓴다는, 고작 석사 졸업 논문이건만 자꾸만 나는 사회에 기여하는 학자에 빙의한다. 쥐뿔 능력도 없으면서 자의식만 가득하다.
언제쯤 양 어깨에 힘을 주지 않고도 잘 살아갈 수 있을까?
‘마음을 편하게 먹는’ 느낌, 그건 어떤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