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생일 선물로 얼마를 보낼까
2024년 9월 16일, 어제는 동생 생일이었다.
하나뿐인 연년생 남동생의 33번째 생일.
아침에 눈 뜨고 나서부터 고민했다.
“얼마 보내지?"
우리 집은 생일 선물을 주고받는 집안이 아니다.
옷이나 지갑 이런 것들을 선물하기엔 남동생이 안 좋아할까 봐 선뜻 주지 못한다.
사실 워낙 떨어져 산 지 오래돼서 동생 취향도 잘 모른다.
그동안 말로만 때우다가 그나마 작년에는 10만 원을 보냈다.
빵집에 취직한 지 겨우 보름차였던 신입 제빵사는 곧 월급 받을 생각에 조금은 여유로웠었다.
올해는 얼마를 보내야 할까?
올 2월 내 생일에 동생도 똑같은 금액을 보내줬으니 한 살 누나인 도리로서 금액을 더 올려야 할까?
한 15만 원이면 괜찮을까?
그래도 빵집에서 양파 썰어 모은 푼돈 까먹는 백수에게 15만 원은 살짝 망설여진다.
동생은 부모님 집에 같이 살고 같이 농사일 하는 대신 100만 원도 받지만
나는 서울에서 한 달 90만 원으로 전세대출 이자 내고 밥해먹어야 하는 자취생인데...
고민하다가 점심 먹을 시간 즈음에 동생에게 카톡을 보냈다.
카카오페이와 연동된 생활비 통장에서 10만 원이 빠져나갔다.
미처 더 보태지 못한 5만 원에 대한 미안함을 담아
성심성의껏 송금 봉투를 고르고 축하 메세지를 적었다.
채팅창에 “내년에는 더 좋은 거 해주께”라고 썼다가 지웠다.
1년 뒤, 아니 당장 일주일 뒤도 알 수 없는 내 인생이기에 빈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도 내년에는 어떻게 해서든 두 배로 보내줘야지.
생일 축하해, 동생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