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골프라는 운동을 좋아한다.
거의 매일 빠지지 않고 한 시간 정도씩 연습을 할 정도로 거의 미쳐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말이다.
퇴근하면 하루도 빠지지 않고 골프 방송을 시청도 한다.
최근 굉장히 화제가 된 여자 선수가 있었다. 이름은 윤이나.
스무 살의 어린 나이에 KLPGA 대회에서 우승한 것도 화제였지만 많은 사회인 골퍼들로부터 화제가 되고 인기몰이를 했던 진짜 이유는 호쾌한 장타에 있었다.
아무리 프로선수라도 해도 여자 선수들의 평균 드라이버 샷 거리는 230미터 정도에 반해 윤이나 선수는 남자 프로 선수와 맞먹은 260미터를 날려 보낸다.
그 모습을 TV로만 봐도 속이 ‘뻥’하고 뚫리니 어쩌면 높은 인기는 당연할 수도 있다.
그런데 수많은 팬들이 깜짝 놀랄 소식이 전해졌다.
우승 후 펼쳐진 대회에서 대회 도중 규정을 위반한 사실을 시인하며 시즌 중단을 선언한 것이다.
윤이나 선수는 소속사를 통해 발표한 사과문에서 지난달 한국 여자오픈 1라운드 15번 홀에서 자신의 볼이 아닌 다른 선수의 볼을 치고도 끝까지 경기를 이어가는 부정행위를 했다고 털어놨다.
해당 행위가 발생한 지 한 달 만에 이메일로 대한골프협회에 사실을 자백한 윤이나는 "선수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변명의 여지가 없다"면서 "협회의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내용의 기사마다 윤 선수에 대한 온갖 실망과 이 선수를 비난하는 댓글이 폭주했다.
스무 살이라는 나이를 생각하면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비난의 댓글 사이로 댓글 하나가 눈이 띄었다.
‘단단해지는 과정입니다. 성찰은 하되 포기는 하지 마세요. 과정이 어땠든 분명 용기 있는 행동, 잘하셨습니다. 더 큰 선수가 되길 응원합니다.’였다.
단단해지는 과정이다. 단단해지는 과정이다.
윤이나 프로의 상황을 상상해봤다.
스무 살의 나이에 혜성처럼 나타나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상황.
그런 기대와는 달리 문제가 됐던 대회에서는 결국 컷 탈락이 될 정도로 자신의 부진은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왔을 것이다.
물론, 그 유혹을 이겨내고 정정당당하게 플레이를 해야 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윤이나 프로가 맞닥트렸을 그 상황에서 이 유혹을 뿌리칠 사람이 얼마나 될까?
내가 그런 상황에 처했다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 유혹을 뿌리쳤을까? 하고 자문해보니 멈칫거려졌다.
고백하자면 지인들과의 골프 라운드에서 나도 그랬기 때문이다.
우리는 수많은 유혹 속에 산다.
세상은 물질의 유혹, 돈과 명예에 대한 유혹, 육체의 유혹 등 여러 모양의 유혹들이 즐비해 있다.
이런 유혹 속에서 견디고 버텨내는 것이 어쩌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때문에 살면서 누구나 한 번쯤 실수를 하기 마련이고 이런 유혹에 빠지기도 한다.
만약 실수를 저질렀다고 해서, 이런 유혹에 빠졌다고 해서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아가서는 안된다.
비난으로는 사람을 바꿀 수 없다고 한다.
윤이나 선수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누군가의 댓글처럼 비난 대신 위로와 공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위로를 통해 이 상황을 극복하고 성찰해 나간다면 분명 이 선수는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와 그늘이 되는 그런 큰 사람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내가 아는 세상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섣부르게 남을 판단해서도 안된다.
분명 내가 모르는 세상이 존재하고 있음을 우리는 늘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세상에는 모든 것을 다 잘하는 사람은 없다.
그렇게 때문에 우리는 서로 부족함을 채워주면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