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땅연필 찬가(들풀시 22)

나는 값비싼 필기구보다 몽땅연필이 좋더라

by 들풀
나는 몽땅연필, 너는 누구냐?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땅딸막해진 몽땅연필은

처음처럼 똑같이

제 빛과 색을 낸다

장밋빛 청사진을 내세운

저 높은 자리 앉은 위정자들은

처음에는 무지개 색깔로 현혹하다가

점점 옅어지더니

마침내 사리사욕으로 똥칠만 한다

값비싼 최고의 필기구로

더러운 이름자를 갈긴다


몽땅연필이

처연하게 쳐다본다

외려

부끄럽다 한다

♧ 적고 나서

그래, 잘나셔서 높은 자리에 앉으셨겠어요.

이름마저 사방에 드높게 울려 퍼지네요.


그런데..

지금 그 자리는

누구를 위해 있는가요?

누가 마련해주었는가요?

몽땅연필과 끼우개

약속은 지키라고 하는 것인데

저들의 말과 글은 헛약속이 되기 일쑤입니다.

당선되기 위해 머리에 없는 것들을

나열했는지도 모르지요.

어제의 그이나 오늘의 이이나 어쩌면 이리도 똑 닮았는지..

마치 일란성쌍둥이들 같습니다.

연필로 적은 글들은 지우개로 지울 수가 있으니..

침 묻혀 진하게라도 적어 놓으렵니다.

나는 조금 작고 보잘 것 없어 보여도

처음의 약속을 잊지않은

한결같은 사람이 좋습니다.


(몽땅연필, 들풀)


#몽땅연필 #들풀시 #브런치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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