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값비싼 필기구보다 몽땅연필이 좋더라
손에 잡히지 않을 정도로
땅딸막해진 몽땅연필은
처음처럼 똑같이
제 빛과 색을 낸다
장밋빛 청사진을 내세운
저 높은 자리 앉은 위정자들은
처음에는 무지개 색깔로 현혹하다가
점점 옅어지더니
마침내 사리사욕으로 똥칠만 한다
값비싼 최고의 필기구로
더러운 이름자를 갈긴다
몽땅연필이
처연하게 쳐다본다
외려
부끄럽다 한다
♧ 적고 나서
그래, 잘나셔서 높은 자리에 앉으셨겠어요.
이름마저 사방에 드높게 울려 퍼지네요.
그런데..
지금 그 자리는
누구를 위해 있는가요?
누가 마련해주었는가요?
약속은 지키라고 하는 것인데
저들의 말과 글은 헛약속이 되기 일쑤입니다.
당선되기 위해 머리에 없는 것들을
나열했는지도 모르지요.
어제의 그이나 오늘의 이이나 어쩌면 이리도 똑 닮았는지..
마치 일란성쌍둥이들 같습니다.
연필로 적은 글들은 지우개로 지울 수가 있으니..
침 묻혀 진하게라도 적어 놓으렵니다.
나는 조금 작고 보잘 것 없어 보여도
처음의 약속을 잊지않은
한결같은 사람이 좋습니다.
(몽땅연필, 들풀)
#몽땅연필 #들풀시 #브런치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