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해서 서로 이해할 수 있었고, 더 행복했어요
우리는 참 가난하다.
물질적으로 가난하고,
마음으로도 또 가난하다.
예전에도 가난했고
지금도 가난하고
앞으로도 가난할 지 또 모를 일이다.
재산이라는 것은
한 때의 편안을 위한 도구가 될지는 모르나,
행복을 위해서는 오히려 장애에 불과하다.
많은 욕심을 가진 이는
부러움의 대상이 될 수는 있으나,
결국은 그로 인해 손가락질 받기 십상이다.
하늘은 내 모든 욕심을 털어 가고서는
당신을 주셨다.
그러고도 사랑하는 아이들과
굶지 않고 살 수 있으니,
무엇을 더 바라랴.
우리의 가난은
행복을 위한 성찬!
오늘은 어제보다 행복하고,
내일은 오늘보다 더 행복하다.
지금 가지지 못한 것은
앞으로 가지면 가지는 대로,
또 못 가지면 그것으로도 좋다.
나는 그저 행복하다.
당신이 곁에 있다면
설사 죽음이 우리를 갈라 놓는다 해도,
그마저도 넘어서서..
☆ 2001. 3. 20. 들풀
♧ 이 글은 24년 전, 아내 들꽃의 생일 전날에 적었어요. 시작부터 빈털털이였으니 가난할 수 밖에 없었지만,
그 가난은 우리의 행복을 위한 신의 선물이었습니다.
외식으로 짜장면 집에라도 가면 대단한 날이었고,
가끔 시켜먹는 통닭에 콜라와 맥주 한잔이면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았습니다.
그런 가난이 25년 전에 비하면 훨씬 나아졌지만, 나이는 들고 몸은 늙었습니다.
만약 신이 제게 다시 젊은시절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저는 사양하겠습니다.
살면서 만났던 행복한 시간들을
다시 만날 수는 없으니까요.
들꽃, 사랑해!
이 생명이 다할 때까지,
아니, 그것을 넘어서서!
행복한 들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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