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다래끼 가져가라

서야 발에 난 쥐와 할아버지 다래끼 이야기

by 들풀

​설날이 가까워져서, 서야와 나야는 일주일 만에 외할아버지를 뵈러 왔어요.

“할아버지, 보고 싶었어요. 쪽!”

서야는 눈물을 글썽이며 할아버지 품에 안겼어요. 동생 나야는 할아버지의 어깨를 토닥토닥 두드리다가 조물조물 안마도 해주었지요.

​그런데 그날 밤, 서야의 발에 갑자기 쥐가 나서 움직일 수가 없었어요.

“할아버지! 발에 쥐, 쥐…”

할아버지는 얼른 다가와 서야의 발을 주물렀어요.

​“할아버지는 무서운 고양이 야옹이님이야.

야옹, 야옹, 냐~옹!

찍찍 생쥐야, 우리 공주님 발에서 나가지 않으면 너를 잡아먹을 테다. 냐~옹!”


할아버지는 서야의 발을 조물조물 주무르며 무서운 표정을 지었어요. 그런데도 쥐는 찍찍찍, 그대로 발에 있는 거예요.

​할아버지는 가냘픈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어요.

“공주님 몸에 들어온 귀여운 생쥐님!

서야도, 할아버지도 찍찍찍 쥐띠예요.

맛있는 알밤을개나 드릴 테니..

이제는 서야에게서 떠나가 주세요!”

리듬에 맞춰 계속 흥얼거리며 발을 주무르자, 서야는 할아버지 품에서 잠이 들고 말았어요.

​한숨 잘 자고 나서 기지개를 켜던 서야가 할아버지 눈을 보고 깜짝 놀라며 말했어요.

“할아버지, 눈이 이상해요!”


할아버지가 놀라 거울을 보니 눈두덩이 벌겋게 부어 있었어요. 할아버지는 급히 안과에 다녀왔는데, 눈을 가리고 있었어요.

​“할아버지, 눈 치료했어?”


나야가 쪼르르 달려와서 할아버지 품에 안기며 물었어요.


“응. 병원에서 다래끼가 생겨 고름이 찼다며 째서 고름을 뺐어!”

할아버지가 안대를 살짝 떼어 보이자 눈에 피가 맺혀 있었어요.

​“할아버지, 눈에 피눈물이 나요!

다래끼는 왜 생겼어요?”

언니 서야가 걱정스러운 말투로 물었어요.


“응, 얼마 전에 할머니도 다래끼가 났어. 전염되는 건 아니라지만, 할머니가 나은 걸 보니…”

할아버지는 하하 웃었어요.

​“혹시 할머니한테 옮은 거 아니에요?”


“할아버지가 어렸을 때 다래끼가 나면 눈썹을 뽑아서 길에 있는 돌멩이 위에 올려놓고 다시 작은 돌을 덮었어. 그리고 소원을 비는 거야. ‘내 다래끼 가져가라.’ 그러면 지나가던 사람이 그 돌을 밟고 가면서 다래끼도 옮겨간다고 믿었지.”

​“할아버지! 그럼 할머니가 눈썹을 뽑아서 집에 숨겨 놓은 걸 할아버지가 밟은 건 아닐까요?”

서야가 탐정처럼 눈을 반짝였어요.


​저녁에 할머니는 돼지고기와 갈치 반찬을 해 주었어요. 할머니는 '어렀을 때 고기가 먹고 싶으면 다래끼가 났다'고 하면서 하하 웃었지요.

​그런데도 할아버지의 눈은 아직도 불룩하게 부어 있어요. 아마 오늘 할아버지는 길가에 눈썹 두 개를 뽑아 돌멩이 아래 숨겨 놓을지 몰라요.


​그러니, 여러분!

오늘 길을 걸을 때 돌멩이를 함부로 차거나 밟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이 글을 읽으시는 모든 분들은 즐겁고 행복한 설날이 되실 거예요. 서야와 나야,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세상사람 모두가 행복한 설날이 되기를 빕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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