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온도
좋아하는 만큼
나는 그가 불편했다.
그의 일상 속
내가 너무 커질까 봐
오히려 두려웠다.
부담이 될까 봐
불편해질까 봐
결국 나를 떠나 도망가버릴까 봐.
그럴수록
나는
더 작아졌다.
좋아하는 만큼
나는 그가 진심으로 행복하길 바랐다.
모든 신이 그의 소원을 이뤄주기를
모든 행운이 그의 편이 되어주기를
나는
내가 아닌
그를 위해 기도했다.
좋아하는 만큼
나는 나를 내려놓았다.
나를 설명하는 단어들을
하나씩 지워나갔다.
고집스럽게
절대 넘지 않겠다 다짐했던 선도
너 앞에서만은
쉽게 넘었다.
나는
나를 계속 해체했다.
그래도 나는
너의 일상이 나를 들이마시고
너의 시간이 나를 내쉬어 주기를
너의 모든 숨에 내가 살아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는
매번
이별의 문 앞에 서서
손잡이를 돌리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너를 좋아하는 만큼
나도 모르게
조금씩
익사해갔다.
2025.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