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경주

뜻밖의 선물?!

by 삐리빠라뽀

이렇다 할 여름휴가를 못 갔다.

시간적 여유도 없었고

아기를 준비하면서 5번의 인공수정과 1번의 시험관 일정 때문에

병원을 자주 가야 되는 터라 계획 잡기는 쉽지 않았다.


무던하게 긴 기다림이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뇌 빼고 준비했던 거 같다.

하지만 나름 믿었던 시험관 실패와

다시 배주사를 놓고

직장 점심시간에 갖은 핑계를 대어

병원 갈 생각을 하니

스트레스가 밀려왔다.


인공수정도 그렇지만 시험관은 더욱 병원 갈 일이 많고

주사는 냉장보관이다.

초음파도 자주 봐야 되고

난자채취와 배아이식 날도 정할 수가 없다.


인공수정 n차 때 남편의 출장일정으로

나에게 인공수정 일정을 맞출 수 없냐고 물었을 때

정말 짜증이 좀 밀려왔었다

잘 모르고 하는 소리 이겠지만 너무 모르는 소리 같기도 해서

서운함이 더 컸던 거 같기도 하다.


이런저런 상황으로 시험관 1차 실패 후

한 달 정도 쉬며 몸회복을 하자고 병원에서 얘기가 나왔고

나를 담당해 주었던 눈웃음 친절 의사 선생님은

먼저 시험관에 성공하여 출산휴가를 떠나는

좀 웃픈 상황이었다.


내가 한 달 쉬고 오면 다시 미간 인상 의사 선생님과

함께해야 돼서 좀 그랬지만

찬밥 더운밥 가릴 때는 아닌지라.


그냥 기왕 쉰 거 여행 떠나자 했는데

그마저도 남편 출장일정이 좀 애매하여 국내여행을 부랴부랴

떠나게 된 것이 경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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