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에 이은 봉준호 감독의 다음 작품이 코앞까지 다가왔다.
제목은 '미키17'로 '기생충'이라는 제목만큼이나 내용을 예측하기 어려운데,
역시나 트레일러를 제외하고는 뭐 어떠한 내용도 새어나오지 않고 있어,
'이번에도 큰 게 오겠지?'라는 기대감과 동시에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이번 작품은 2022년 소설 '미키7'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으로,
인류가 멸망하여, 이미 지구를 떠난 상황에서 벌어지는 SF 장르의 영화이다.
아무래도 봉준호 감독의 성격도 그렇고, 기생충이라는 대작을 한번 보여준 뒤기도 하고,
당연히 원작 소설의 내용과 동일하게 흘러가지는 않겠지만, 대략적인 스토리는 이렇다.
외계 행성에 거주를 시작한 인간들이 새로운 환경을 탐색하기 위해 시작한
'익스펜더블' 프로젝트를 주 키워드로 하여, 로버트 패틴슨이 연기한 '미키'가
여기에 지원을 하게 되며 벌어지는, 끔찍하면서도 유쾌한 내용이다.
'미키'가 행성 탐사 중 바이러스나, 불의의 사고로 사망을 하게 되면,
다음날 '미키'의 복제본이 이전의 기억과 경험을 받아 다시 '출력'되는 방식으로
탐사를 지속해나갈 수 있으며, 복제될 때마다 이름 뒤에 숫자가 하나씩 늘어간다.
제목인 '미키17'은 말 그대로 17번째 복제품이 겪을 황당한 일에 대한 스토리를 가리켜,
트레일러만으로 보자면 이런저런 일들로 인해 실수로 복제된 '미키18'이 '미키17'과 동시에
한 공간을 살아가게되는 그런 스토리로 충분히 예측된다.
하나의 내가 두 개로 분열되는 것.
다소 뻔하다면 뻔하다고 볼 수 있는 소재이긴 하나,
기생충도 처음에는 상류층과 하층민 사이의 갈등을 진부하게 보여줄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그런 예상을 완전히 뒤엎고 역사적인 행보를 걸었었던 것을 고려했을 때,
이번 '미키17'도 뻔한 소재를 뻔하지 않게 그려낼 것으로 기대된다.
뭐 또 아니면 아닌거고.
이런 영화의 특성상 당연하게도 두개의 내가 동시에 존재할 때,
어떠한 것이 '진짜 나'고, 여기서 '진짜 나'라는 것에 대한 물음이 나올 수 밖에 없는데,
일단 트레일러만을 봤을 때는, 그런 철학적인 사색보다는 유쾌한 액션으로 좀더 가볍게
풀어가고자 하는 것 같아 보이긴 한다. 물론 또 이것도 아닐 수 있지만.
비슷한 소재로는 만화 작품 '아인'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아인은 언제든지 재생되는 미친 신체 능력을 가진 초능력자들에 대한 만화로,
신체가 절단된 뒤, 신체가 새롭게 재생되었을 때 그것을 나라고 볼 수 있는지,
혹은 머리가 절단된 경우 머리에 신체가 재생될 것인지, 나머지 몸에서 머리가 재생될 지,
뭐 어떻게 보면 쓸데없어 보이는 논란에 대해 꽤 치밀하게 다룬 작품이다.
나와 나의 신체 파트너와의 협업을 극한으로 끌어내는 작가의 상상력도 어마어마하고,
공상 만화라는 것이 당연히 현실적일 수는 없지만, 꽤나 현실에 가깝게 묘사해냈다.
봉준호 감독의 차기작이 물론 잘 될 수도 있고,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하나 확실한 건 이런 '몸 두개' 소재 자체는 재미가 없을 수가 없다는 것.
흔히 일상에서 만약에 이렇게 되면 어쩌지 식의 'N스러운' 영양가 없는 대화를
2시간의 예술 작품으로 얼마나 잘 풀어냈을지, 기대를 안하려고 해도 기대가 된다.
개봉은 2월 28일.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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