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0일 트럼프의 취임식 이후 달라진 것은 정말 한 두개가 아니다.
미국 내부 정책만 50개 가까이 바뀌었고, 가상화폐라든지 전기차 시장,
세계적인 판도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 뭐 이런 큰 변화가 닥치면 당연히
이 상황에서 피해를 보는 사람도 있고, 이득을 보는 사람도 있을텐데,
그중 단연 '개이득'을 본 사람이라 하면 로스 울브리히트를 뺄 수 없을 것이다.
물론 가장 큰 수혜자는 일론 머스크겠지만.
로스 울브리히트는 다크웹(Dark Web)의 '실크로드' 창시자로,
먼저 다크웹에 대해서 지금 간단히 소개를 하자면, 예전에 한때
'분신사바' 느낌의 인터넷 괴담 정도로 학생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받았던
딥웹(Deep Web)의 일종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인터넷의 저 밑바닥이라
보면 이해가 쉬울텐데, 음지니만큼 주로 총이나 마약, 뭐 이런 무서운 것들이 거래된다.
실크로드는 이러한 다크웹의 거대 쇼핑몰로, 비유하자면 아마존 정도로 볼 수 있다.
아마존에서와 같이 실크로드에서도 물론 다양한 유저들이 제품을 올리고,
판매하거나 구입할 수 있으며, 여기서는 비트코인을 주화폐로 사용한다.
실크로드를 만든 로스 울브리히트는 '악명높은 해적 로버트'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했다고 하는데, 뭐 거대 다크웹 쇼핑몰 운영자치고는 이름이 좀 유치한 감이 있다.
무튼 로스는 2011년 실크로드를 창시하고 2년 뒤, 마약 및 불법 총기류 유통, 그리고
6건의 청부 살인죄를 명목으로 FBI에 의해 체포되었고, 2015년 무려 두 번의 종신형,
거기에 40년을 더한, '이중 종신형'을 선고받으며 역대급 판결을 받았다.
그는 체포될 당시 샌프란시스코 공립 도서관에서 공상과학 섹션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고 하니, 닉네임도 그렇고 뭐 어마무시한 범죄자치고는 다소 특이한 점들이 있긴하다.
2400억 원 이상의 불법 마약 거래, 그리고 6건의 청부 살인,
셀 수 없을만큼 잦은 돈세탁 등등, 누가봐도 로스의 죄는 명백하였지만,
세계적인 암호화폐 커뮤니티와 자유시장주의자들, 심지어 트럼프까지
로스를 석방해야한다는 '프리 로스(Free Ross)' 움직임을 보였고,
트럼프는 작년 6월, 대선에 승리한다면 바로 즉시 그를 석방하겠다는 발언을 하며
도대체 다들 왜 그렇게 로스를 석방하려하는거야, 하는 궁금증이 커졌다.
로스의 지인들은 로스는 단 한번도 마약을 소지한 적도 없고, 유통한 적도 없다는 점,
암호화폐 커뮤니티는 자유시장주의자들과 함께, 로스는 더 다양한 물건들을
더 자유롭고, 더 안전하게 거래해주는 대형 플랫폼을 만들었을 뿐,
본인이 직접 그런 안좋은 것의 거래를 조장하지는 않았다는 점,
그리고 심지어 실크로드에서는 대부분 합법적인 것들이 거래되었다는 점,
그리고 청부살인도 모두 증거가 없고, 조작된 증거라는 점을 들어
그를 석방하라는 목소리는 점점 커져갔다.
뭐 한마디로 쿠팡에서 일부 세력들이 더러운 짓들을 했다하여,
쿠팡 대표가 감옥에 가는 것이 부당하다, 그런 뜻으로 볼 수 있다.
결국 미국시간 1월 22일, 미친 형량의 선고를 받은 그는 11년만에 석방된다.
그렇다면 로스는 완전 무죄였고, 억울하게 11년을 감옥에서 썩은 것이냐 하면,
또 그렇지만도 않다. 로스도 물론 각종 범죄에 있어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고,
그가 이것을 몰랐던 것도 아니었기에, 죄가 물론 있지만, 그 죄의 형량이
과도하게 부풀려졌다는 것이라, 11년이면 충분하다라는 의견이다.
트럼프도 로스에게 석방과 함께 사과를 하였고, 로스도 트럼프를 향해
'뱉은 말은 지키는 대통령이다.'라고 말하며 뭐 어찌저찌 훈훈한 결말로 끝이 났는데,
로스는 트럼프와 일론 머스크와 함께 새로운 암호화폐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도 있다고 한다.
이런 거 보면 사람 일은 참 모르는 것 같고,
단편적인 부분만 보고 사건을 판단하면 안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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