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만남은 너무 어려워

2. 이상한 초대

by 뚜니

"여기서부터는 차가 진입할 수 없으니, 걸어가셔야 할 것 같아요."


새 학기 기숙사 마지막 입주일이라 그런지, 부모님과 같이 온 학생들이 커다란 짐을 들고 기숙사로 하나둘씩 들어가고 있었다. 그 중 단연 눈에 띄는 건 캐리어 2개를 양손에 끌고 몸집만한 배낭을 등에 인 한국인이었다.


"좀 도와드릴까요?"

"괜찮아요, 감사합니다!"


보다못한 한 학생이 도움을 주려 했지만, 낯선 이에게 선뜻 손을 내민다는 것이 어색하게 느껴져 정중하게 거절했다. 학생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멀어졌다. 나는 몇 걸음 옮긴 뒤에 괜한 경계심을 품었던 것을 후회했다. 턱끝에 맺힌 땀방울이 저도 동의한다는 듯 흔들거렸다.


내가 머물렀던 학교의 기숙사는 중화권 드라마에서나 보던 4인 1실 구조였다. 각 방에는 벙커침대가 4개 놓여있고, 층마다 세면실과 화장실이 있었지만 샤워실은 1층에만 있어 다소 불편했다.


20220828_114648.jpg 이게 나름 좋은 기숙사에 속했다.

아직 룸메이트들은 입주하지 않았기에 당분간은 4인실을 1인실처럼 쓸 수 있었다. 콧노래를 부르며 짐을 풀고 있던 그 때, 똑똑-하고 노크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어 보니 신입생치고는 나이가 좀 있어 보이는 여자가 있었다. 자신은 앞 호에 사는 신입생의 짐 정리를 도와주러 왔다며, 이따가 같이 저녁을 먹지 않겠냐고 물었다. 마음 한 구석에 다시금 올라 온 경계심을 황급히 눌렀다. 저녁 한 끼를 같이 먹으며 대만 친구를 사귈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 라인 아이디를 교환한 뒤 여자는 돌아갔고, 나는 잠시 눈을 감았다.


약 한 시간 후 눈을 떠보니 여자에게서 라인 메시지가 와 있었다. 이따 7시에 자기 친구와 함께 교문 앞으로 나를 데리러 오겠다는 말이었다. 시계를 보니 7시가 되기 20분 전이었다. 부랴부랴 준비를 마치고 교문으로 나갔다.


나를 반갑게 맞이한 여자는 자신의 친구를 소개했다. 이상하게도 여자보다 나이가 6살은 많아 보였다. 그들은 맛있는 음식을 대접하겠다며 학교 근처 4층 건물로 나를 데려갔다.


속으로 갈등했다. 이상한 곳은 아닐까. 나 납치 당하는 건가. 목적이 무엇일까. 머릿속에서 수십 개의 시나리오가 맴돌았지만 경각심은 호기심을 이기지 못했다. 좋아, 따라가 보자.


따라 가기 전 한국에 있는 언니에게 카톡을 남겼다.


- 나 9시까지 연락 안되면 경찰에 신고해 줘.


나는 나름 진지했는데 언니는 얘가 뭔 소리하나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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