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환대

3. 기묘한 이야기

by 뚜니

철제문 열쇠 구멍에 붉은색 실을 단 열쇠가 딱 맞물려 돌아간다. 끼익 하는 낡은 경첩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더니 어두컴컴했던 현관에 빛이 스며들었다. 한국과는 다른 현관 구조를 보며 대만에서는 신발을 벗던가, 생각하던 찰나에 왁자지껄한 소리가 들렸다. 안에 사람이 더 있는 것 같았다.


안에 있던 건 나를 데리러 온 두 사람과는 다르게 내 또래의 여자들이었다. 개중에는 내 앞 방 신입생 여자애도 있었다. 그들은 나를 반갑게 맞아 주며 이미 밥을 해놨다며 나를 이끌었다. 맛있는 거 주는 사람은 착한 사람이지, 하고 오해해서 미안하다는 마음이 들었다.


20220831%EF%BC%BF183642.jpg?type=w3840 패션후르츠 음료는 나눠 먹었다


착한 사람은 아닌 것 같다.

사실 나는 편식이 정말 심하다. 솔직히 말하면 저기에 있는 음식 중 먹을 수 있는 게 과일과 옥수수밖에 없었다. 청경채도 먹긴 하지만 저렇게 빳빳한 상태로는 먹지 않는다. 정성을 무시할 수 없으니 억지로 씹고 삼켰다. 씁쓸한 청경채와 물컹한 버섯이 입 안에서 겉돌았다.


어쩌다 대만으로 오게 되었나, 한국 드라마 추천해 달라 등 시시콜콜한 이야기였다. 막간을 이용해 자기소개도 했는데, 특이하게도 나이나 출신, 직장인/학생 여부가 제각각이었다.


"너희 어쩌다가 서로 알게 된 거야?"


"신앙!"


웃고 있었지만 입꼬리가 파르르 떨려왔다. 대만이 종교가 다양하다고는 들었는데, 이렇게 외국인을 포교하는 건가. 특별히 다른 종교 이야기는 하지 않았지만 몸이 피곤하다며 빠르게 현장을 빠져나왔다.


"잘 가! 다음에 친구 데리고 또 밥 먹으러 와!"


이후로도 라인이 오긴 했지만, 응하지 않았다.

앞 방 신입생 여자애와 마주칠 때마다 그 애는 작게 인사만 할 뿐이었다.


그리고 나서 언젠가부터 앞 방 신입생 여자애는 더 이상 마주치지 않았다.

내가 여행 간 주말 사이에 이사를 한 건지도 모르겠다.

그 일이 있은 후로 꽤 시간이 흘렀지만, 그날의 분위기는 가끔 생각난다.



금요일 연재
이전 02화첫 만남은 너무 어려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