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유도 1단이다.

세상만사 지구대 이야기 10.

by 소까니 경찰관

그렇다. 난 유도 1단이다.


그 외 무도는 초등학교 5학년 때 배웠던 태권도 파란 띠가 전부다. 다른 격투기라든지 주짓수는 배워본 적 없고, 그 근처에도 가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로써 근무하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물론 여러 무도를 배워두면 좋은 게 많을 수도 있겠지만, 경찰은 상대방을 다치게 하면 안 되기 때문에 차라리 모르는 게 낫다는 생각도 든다. 아니면 잘 배워놔야 상대방을 더욱 다치지 않게 제압할 수 있으려나?


아무튼 경찰학교에서 배웠던 유도 1단이 내 무도커리어의 전부임에도 거친 삶을 살아가는 데 끄떡없다.


누구든 못된 행동을 하면 그 뒤에는 내가 있다.




경찰이 상대방을 제압하거나 체포하는 데 있어 필요한 것은 악력과 잡아당기는 힘이다.


권투처럼 타격기를 사용하여 때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냥 덩그러니 밀어버릴 수도 없다. 그러다가 뒤로 넘어지면 또 큰일이니까.


그렇기 때문에 잡아당기는 힘이 제일 중요하다.


나는 이 힘을 기르기 위해 항상 턱걸이를 해왔다. 정말 끝내주는 운동이다. 턱걸이를 하나도 못하는 성인남자들이 꽤나 많다고 하는데, 그런 사람들에게 적극 권장하고 싶다. 하루에 매달리기 5분이라도 해보시라고.


턱걸이로 인해서 당기는 힘도 좋아지지만 몸의 하드웨어 역시 강해지고 커진다. 덕분에 덩치도 꽤나 커 보여서 굳이 몸싸움을 하지 않아도 상대방을 압도하는 것이 생긴다. 경찰에겐 꼭 필요한 부분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악력이 강해진다.


악력이 강해지면 제일 좋은 것이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더라도, 상대방을 자빠뜨리지 않더라도 팔을 잡는 힘을 전달해 주는 것만으로도 상대방이 '아 이 사람 강하다.'를 느끼게 해 줄 수 있다.


그러면 악력을 살짝 과시하는 행동만으로도 상대방을 쉽게 제압할 수 있다. 거기다 3M 장갑까지 끼고 있으면 마찰력 때문에 악력은 더욱 강해져서 아주 효율적으로 상대방을 압박할 수 있다.


내 손의 굳은살. 턱걸이 덕분이다.




그렇다고 악력만 있으면 모든 게 다 해결될까? 그것도 아니다. 본인만의 필살기가 있어야 한다.


나는 상대방과 몸을 부딪혀 보며, 효율적으로, 힘을 적게 쓰면서, 상대방의 머리와 허리가 다치지 않는 선에서, 잘 자빠뜨려 체포할 수 있는 '필살기'를 가지고 있다.


이 필살기는 집에서 아내와 함께 오랜 시간 연구하며 만든 기술인데, 아주 유용하다. 이 자리를 빌려 항상 자빠져 준 아내에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먼저 상대방의 정면에서 기술이 들어가지 않고, 살짝 비켜서 들어가야 한다. 정면으로 들어가면 공격당할 곳이 증가하기 때문에 꼭 옆에서 기술이 들어가야 한다.


그리고, 나의 오른손으로 상대방의 오른 손목을 꽉 부여잡는다. 상대방이 엇 이건 뭐지, 하는 순간 기술이 계속 들어가야 한다. 순식간에. 쉬지 말고. 물 흐르듯이.

손을 집중해서 보시길.


상대방의 오른 손목을 잡은 나의 오른손으로 상대방을 좀 더 밀면서 들어가고, 나의 왼 손으로 나의 오른 손목을 잡는다. 꽉 잡아야 한다. 지렛대의 원리처럼 만들어야 한다.


상대방은 오른손을 전혀 쓸 수 없는 상태가 됐다. 왼손 공격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상대방의 오른쪽으로 더 붙다가 그대로 밭다리를 걸어야 한다. 동시에 나의 팔은 나의 몸 쪽으로 끌어와야 상대방의 머리가 바닥에 쿵하지 않는다.

손을 집중해서 보시길.


이렇게 되면 수갑을 채우기 아주 좋은 자세가 된다. 체조선수 양학선에게 '양 원'이라는 기술이 있다면 나에게는 이 시그니처 기술이 있다. 키가 커도, 키가 작아도 모두를 제압할 수 있다.




운동은 하루 30분을 넘기지 않는다. 정적인 헬스를 좋아하지도 않는다.


기능성 운동 위주로 몸과 마음을 가꾼다. 운동 시간이 짧기 때문에 쉬는 시간을 최소화로 가져가면서 유산소도 함께 운동을 한다.


운동할 때 필요한 건 케틀벨 32KG, 24KG, 턱걸이 기구면 충분하다.

왼쪽 24kg / 오른쪽 32kg 주물 케틀벨

운동은 크게 3가지로 나눠서 한다.


첫 번째.

맨몸 운동이다.

점프스쾃 10회를 하고 나서 정자세 푸시업을 10회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턱걸이 5회를 실시한다. 이 세 가지 동작을 1분 안에 수행하고, 나머지 시간만 쉬는 것이다. 이 과정을 30회, 즉 30분 반복한다. 정신력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


이 운동을 하면 턱걸이는 150회, 푸시업은 300회, 스쾃은 300회 실시하게 된다. 지구최강 맨몸운동이다.


두 번째.

32KG 케틀벨을 사용한다.

2분 안에 운동과 휴식을 모두 하는데, 타바타 운동이라고 보면 된다.

32KG 케틀벨로 먼저 Bent rows 5개, Deadlifts 5개, Cleans 5개, Swings 5개, Goblet squats 5개, Overhead press 5개를 쭉 이어서 한다. 횟수는 총 15회. 근력강화와 코어, 유산소에 최강이다.


세 번째.

24kg 케틀벨을 사용한다.

이 역시 2분 안에 운동과 휴식을 모두 하는 타바타 운동이다.

Thrusters 8개, Bent rows 각 4개씩, Swings 8개를 실시한다. 이 역시 전신 운동으로 최강의 효율을 자랑한다.


나는 이 운동들을 매일 돌아가면서 반복한다. 전신을 자극시킬 수 있고, 짧은 시간 안에 체지방 역시 불태우면서, 이 시간을 버티면 정신력도 강해진다.


이 운동들만 해도 악력은 무려 68kg가 유지된다. 엄청난 무기를 갖고 있을 수 있다.




나는 이 정도의 단련을 하지만 더 엄청나게 운동을 하는 경찰도 많고, 반대로 아예 걷기만 하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그냥 걷기만 하는 사람들은 젊거나 늙거나를 가리지 않는다. 1년에 한 번 있는 체력평가 시즌에만 열심히 한다.


나는 앞으로도 무도 단증을 수집할 계획이 없다. 이미 나의 체력단련법으로 오랜 시간 수련해 왔고 정신력 역시도 스스로 만족스럽게 통제 중이다.


독자분들 중 혹시나 저의 필살기와 운동법으로 본인을 단련시키고 싶으시다면 언제든 환영입니다. 씨푸(师父, shīf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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