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희 감독 영화 '휴일' 리뷰

by 나즌아빠

이만희 감독 '휴일' 리뷰


1968년 제작되었으나 검열 때문에 37년 후인 2005년에야 빛을 보게 된 영화

이만희 감독의 '휴일'은 형식적으로는 대단히 실험적인 영화이고 내용적으로는 매우 우울한 영화이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시작과 끝에 주인공 허욱의 휴일에 대한 나레이션을 배치하여 수미상관식 형태를 취하고 있고 로우 숏, 하이 숏, 롱 숏 등 다양한 카메라 사용으로 관객이 영화에 대해 감각적으로 접근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화면에 등장인물을 가득 채움으로써 인물의 심리상태를 적극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특별히 이 영화의 특이한 면은 음악(음향)이다. 휴일에 만나는 두 연인의 데이트는 신파적 음악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 행복함보다는 애잔함으로 다가오고, 유독 거세게 부는 바람소리는 보는 이에게 답답함과 스산함을 동시에 준다. 게다가 후반부의 허욱과 술집에서 만난 묘령의 여인과의 술집 기행에서는 스릴러적 음악으로 불안함을 배가 시키고 있다. 스릴러의 대가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현기증'에서 종탑 위로 올라가는 여주인공을 쫓아가는 남주인공 씬에서 사용한 음악과 흡사하다.


다양한 형식적 시도와 더불어 감독은 내용면에서 시종일관 매우 우울한 정서를 표현하고 있다.

연인과 다방에서 커피 한잔 같이 마실 돈이 없는 허욱이 연인의 낙태수술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찾아가는 친구들은 모두 당시의 우울한 청춘들의 자화상 같다.

여자를 좋아하지만 정착 믿지는 못하는 바람둥이 친구, 허세로 가득 차 있으며 술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염세주의자 친구, 돈은 많지만 일상이 심심해 하루에 6번 목욕하는 친구 등 이들을 통해 왠지 모를 허무함을 느끼게 된다.


위와 같이 다양한 영화기법의 시도와 정서적으로 우울함이 결합된 영화 '휴일'은 형식과 내용에 있어 이만희 감독의 실험정신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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