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갈죄성립요건,
어느 수준이면 처벌을 받는가?

by 이동간
준블-썸네일_복사본-002.png


강하게 내뱉은 말이 형사 문제로 번진다?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이야기일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그런 질문이 잇따릅니다.


“내가 뭐 그렇게까지 심하게 말했나?”


“정말 이게 죄가 돼요?”


하지만 이런 의문이 반복된다는 건, 감정과 법의 경계가 생각보다 미묘하다는 뜻이지요.


특히 돈이나 채권 관계가 얽힌 자리라면, 언성이 오간 뒤부터 사안은 ‘공갈죄성립요건’이라는 이름 아래 아주 다른 궤도로 접어듭니다.


그게 바로 이 문제의 핵심입니다.


단순한 말다툼과 형사처벌 사이엔 의외로 얇은 경계선이 있습니다.


이 경계선을 알지 못한 채로 조사를 받는다면, 본인의 발언이 어떻게 해석되는지도 모른 채 책임을 지게 될 수 있지요.

협박이란 말이 실제로 무엇을 뜻하는가


공갈죄성립요건의 출발점은 협박입니다.


그런데 여기서부터 의문이 생깁니다.


‘협박’은 어디까지를 의미하는 걸까요?


거친 말투? 윽박지름? 감정의 폭발?


아닙니다.


법은 감정이 아니라 위법성을 따지며, 상대방이 현실적인 위협을 느꼈는지를 중심으로 봅니다.


다시 말해, 말의 수위보다 중요한 건 듣는 이가 느낀 공포입니다.


왜냐고요?


법은 피해자의 입장을 중심으로 사안을 구성하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그 사람은 모르지? 빨리 내놔.”라는 문장이 모든 상황에서 공갈죄로 이어지는 건 아닙니다.


맥락이 빠져있기 때문이지요.


정당한 권리 주장을 담았는가?


혹은, 말한 사람에게 그것을 말할 정당한 이유가 있었는가?


이 질문에 “그렇다”고 답할 수 있으면 문제는 달라집니다.


반대로, 그 말에 현실적인 두려움을 느낀 상대가 재산상 이익을 양도했다면, 그 시점에서 공갈죄성립요건이 충족되었다고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이런 구조 때문에, 경찰조사에서 발언의 배경과 정황을 세밀하게 밝혀내는 작업이 매우 중요합니다.

의도만 있어도 처벌될 수 있다


많은 이들이 공갈죄성립요건을 ‘결과 중심’으로만 이해합니다.


즉, 실제로 돈을 받았느냐가 기준이라고 생각하죠.


그러나 형법은 그렇게 단순하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재산상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협박이 이루어졌다면, 그 자체로 범죄가 성립된다는 점.


이걸 간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령, 상대에게 겁을 준 다음 각서를 받아냈다든가, 합의를 요구하면서 특정 조건을 강제하려 했다면요?


금전이 오가지 않았더라도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여기서 또 하나의 질문이 생깁니다.


“의도를 어떻게 증명하죠?”


이 지점에서 조사기관은 말의 수위, 말한 방식, 직후 상황 등을 종합해 ‘의도’를 읽어냅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단순한 다툼이 언제 범죄로 비화되는가?’의 경계는 생각보다 예민합니다.


재산의 이동 여부만으로 판단하지 않고, 협박의 존재와 이익을 노린 의도가 있었는지를 중심으로 본다는 사실,


그것이 공갈죄성립요건의 기준입니다.

발언이 중요한 쟁점이 된다


공갈죄는, 요란한 범죄가 아닙니다.


오히려 조용하게, 그리고 은근히 성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거기에 있습니다.


평범한 대화처럼 보이던 말이 어느 순간 협박으로 인식되고, 그 협박이 이익을 노린 시도로 해석되는 순간, 말은 범죄가 됩니다.


여기서 놓치기 쉬운 게 있습니다.


당사자는 단지 강한 어조로 자신의 입장을 말한 것뿐이라고 느낄 수 있다는 점이지요.


하지만 형사 절차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습니다.


‘왜 그런 말을 했느냐?’, ‘어떤 상황에서 그런 말을 했느냐?’, ‘상대는 어떤 반응을 보였느냐?’


일련의 구조를 통해서, 말의 의미가 규정됩니다.


그러니, 사안이 복잡해질수록 초반 진술의 무게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말을 되돌릴 수 없다면, 남은 건 해석뿐이다


이미 한 말을 되돌릴 수 없다면, 남은 건 해석입니다.


공갈죄성립요건은 말 자체보다, 그 말의 ‘해석 구조’를 따지기 때문이지요.


발언 당시의 맥락, 문장 구성, 사용한 어휘, 목소리의 톤, 제스처, 상대방의 반응까지…


그 모든 것이 조사를 통해 하나의 구조로 엮이게 됩니다.


그래서 조사를 앞둔 사람이라면,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바로 자신의 발언이 어떤 맥락에서 어떤 식으로 구성되었는지 스스로 점검해 보는 겁니다.


괜히 한 말이었다고 자책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말이 법적으로 어떤 무게를 가지는지는 철저히 따져보아야 합니다.


공갈죄성립요건은 생각보다 현실적입니다.


감정의 일순간이 아니라, 그 감정이 ‘의도된 결과’를 향했는지 여부에 따라 법적 판단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발언의 맥락과 결과가 얽히는 구조 속에서, 법은 냉정하게 판단합니다.


그리고 그 판단은 결국 지금 시작됩니다.


스스로 판단하기 전에 법률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대응의 방향을 잡는다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0. 브런치_명함.jpg

검사 출신 형사전문변호사와 1:1 익명 채팅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특경법배임 기준을 넘어섰다면 문제는 복잡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