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의 교통수단은 자전거였다.
가게에 나가실 때도
공사 현장에 가실 때도
친구들 동창회에 가실 때도
자전거는 아빠에게 분신이었다.
우리는 아빠의 자전거를 ‘119 엠블런스’라고 불렀다.
늦잠을 자는 바람에 지각이 불 보듯 뻔했을 때도
아빠의 따릉이는 번개처럼 달려갔다.
초등학교 6학년 때였다.
주산학원 빼먹고 신문배달하다 들켰을 때도
맥주병 두 병을 쳐들고 벌을 서느라
영락없이 학교는 지각이었다.
그때도 아빠는 따릉이에 나를 태우고
쏜살같이 학교를 향해 달렸다.
둘째 동생이 유리조각에 발바닥이 찍히는 큰 사고를 당했다.
열바늘 넘게 꿰매고 붕대를 칭칭감고 퇴원했다.
그때도 아빠는 따릉이에 동생을 태우고
학교로 향했다.
하굣길에도 아빠의 따릉이를 자주 만났다.
골목길에서 친구들과 왁자지껄 떠들다가도
“따릉 따릉 띠링~~~”
따릉이 소리를 듣고 아빠를 향해 초고속으로 달려갔다.
따릉이 뒷자석에 앉아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
자전거가 나갑니다. 따르르릉....”
자전거 송을 신나게 부르다 보면 어느새 집 앞에 도착했다.
아빠는 다시 자전거를 타고 일터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