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를 다시 보는 사람들

고객은 문제를 말해주지 않는다

by Yuniverse

유튜브에서 ‘일잘러의 사고법’ 이런 영상을 보다 보니까 자꾸 귀에 걸리는 말이 있었다.

“문제를 재정의하는 능력.”


다시말해, 단순히 일 잘하는 걸 넘어서 일의 방향 자체를 다시 보게 만드는 힘.

요즘 이게 더 중요해지는 것 같다.

특히 AI 같은 기술이 폭풍처럼 바뀌는 시대엔 누가 더 빨리 해결하느냐보다,

무엇을 해결하느냐가 더 중요한 것 같다.



그럼 이 능력을 어떻게 훈련할 수 있을까?



1. 문제 재정의의 본질: 문제를 다시 보는 건 ‘다르게 말하는 것’과는 다르다.


‘문제를 재정의한다’고 하면, 뭔가 그럴듯하게 문제를 다시 말하는 거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건, 문제의 경계를 새롭게 그리는 일이다.


예를 들면, “사람들이 우리 앱을 안 써요.” 이건 흔한 문제 정의고, 많이들 이런 식으로 출발한다.


근데 한 발 더 들어가서 보면,

“사람들이 우리 앱을 쓸 이유가 없어요.”

“우리 앱이 사람들이 진짜 원하는 가치를 못 주고 있어요.”


이런 식으로 바라보면 문제의 성격이 완전히 달라져 본질을 건드리는 재정의가 되고,

이렇게 정의가 바뀌면 해결 방향도 자연스럽게 달라지게 되는 듯 하다.


2. 결국, 질문이 시작이다. 좋은 질문 하는 법을 훈련해야한다.


문제를 다르게 보려면 질문부터 바꿔야 한다.

질문을 바꾸면 시선이 바뀌고, 시선이 바뀌면 해법도 새롭게 보인다.


자주 던져보면 좋은 질문들은:

• 이 문제를 이렇게 바라보는 게 맞을까?

• 이게 진짜 문제일까, 아니면 단지 증상일까?

• 이걸 고객 입장에서 보면 어떻게 다르게 보일까?

• 왜 이 문제는 지금까지도 풀리지 않았을까?

• 해결 방법이 아니라, 해결해야 할 문제 자체를 바꿀 수는 없을까?


이런 질문을 던지다 보면, 자연스럽게 틀 바깥으로 사고가 튀기 시작하고 '문제를 다르게 보는 눈'이 생기기 시작한다.


3. 프레임을 바꿔보는 연습


질문을 바꿨다면, 이제 문제를 ‘보는 틀’도 바꿔볼 차례.

아래는 시야를 확장시켜주는 좋은 도구들이며, 예와 함께 자세한 얘기는 다음 포스트에서..


Jobs To Be Done (JTBD)

고객이 이걸 통해 진짜 하려는 일이 뭔지를 묻는 프레임.

예를 들면, OTA (Online Travel Agency)앱 사용자들은 진정한 욕구(Need)가 호텔 예약이 아니라 ‘휴식’이거나,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이라는 감정적인 목적일 수 있다.


First Principles Thinking

복잡한 문제를 단순화해주는데 좋은 툴으로, 이 문제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단위가 무엇인지 전제를 하나하나 해체해보는 방식이다.


Inversion (역방향 사고)

‘어떻게 성공할까’가 아닌, ‘어떻게 실패를 피할까’를 먼저 생각해보는 방법이다.

익숙한 문제를 전혀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게 해주는 사고 방식. 때론 실패를 피하는 방법이 곧 성공 전략이기도 하니까.


4. AI와 문제 재정의하기


이제 AI는 단순히 문제를 해결해주는 도구가 아니라, 기존 문제 자체를 다르게 보게 해주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단순히 “이거 AI가 해줄 수 있어요”가 아니라, “이건 꼭 사람이 해야 하는 문제야?” 같은 질문을 다시 던져보면 좋다.


예전 같으면 사람만 할 수 있다고 믿었던 영역도, AI가 등장하면서 전제가 무너지는 걸 자주 보게 되니까.


“고객이 원하는 건 이거야” 라는 상황에서도 "진짜 그럴까? AI나 새로운 기술 때문에 그 기대치 자체가 바뀐 건 아닐까?"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어야 한다.


AI의 등장은 많은 기존 전제를 깨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반대로 AI를 잘 이해한다는 건 문제 재정의를 잘 할 수 있는 무기가 하나 더 생긴다는 뜻이기도 하다.


5. 그럼, 평소에 어떻게 연습할 수 있을까?


다행히 문제를 재정의하는 능력은 감이 아니라 습관이고 훈련으로도 충분히 키울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요즘은 아래 같은 것들을 의식적으로 해보고 있다:

• 매주 한 가지 문제를 골라서, 3가지 다른 시각으로 재정의해보기

• 친구나 동료랑 “이 문제, 다른 식으로 보면 뭐가 있을까?” 대화해보기

• 뉴스나 회사 이슈 볼 때, “이게 진짜 문제야?”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스스로 질문 던져보기


처음엔 이런 방식이 익숙하지 않았지만 계속하다 보면 사고 방식 자체가 조금씩 바뀔 것이라는 기대로 반복한다.




끝으로, 요즘 일 잘하는 사람보다 더 멋진 건 문제를 다르게 볼 줄 아는 사람이 아닐까 싶다.

정해진 문제를 빨리 해결하는 사람이 아니라, “우리가 지금 풀고 있는 문제가 맞아?”를 묻고

필요하면 문제 자체를 다시 설계할 수 있는 사람.


그게 지금 시대에 더 필요한 능력 같고, 무엇보다도 그건 누구나 훈련으로 키울 수 있다는 게 희망이다.


이 글도 그 연습들 중 한 조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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