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에도 괜찮다는 OpenAI, 그럼 요금은 왜 오르는 걸까?
얼마전 OpenAI의 소식에 또 한창 SNS가 떠들썩 했었다.
쓰레드에는 누가 "OpenAI 이제 거의 망했다"라는 식으로 적어놨던데,
그건 잘 모르겠고 갑자기 'OpenAI는 언제 흑자전환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찾아봤다.
수익이 해마다 퀀텀점프를 하고 있는 것은 알지만, 샘 알트먼이 이미지 생성 자제해달라고 할만큼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그 비싼 GPU가 불타고 있고, R&D 비용이 어마어마할 것이라는 것은 분명하기 때문에.
나처럼 GPT를 자주 쓰지만 Open AI가 얼마를 벌고, 재정 구조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한 사람이 있을 것 같아 조사해봤다.
"그래서 뭘로 얼마를 버는데?"
현재 수익은?
올해 TED 강연에서 OpenAI의 CEO가 “전 세계 인구의 약 10%, 그러니까 8~10억 명 정도가 ChatGPT를 사용하고 있다”라고 밝힌 것을 봤다. 무료 버전이 있기는 하지만, 전 세계 인구의 10%라니, 얼마나 돈을 쓸어담고 있을지 상상하기도 어렵다.
OpenAI의 수익 구조는 생각하는 만큼 단순하다. GetLatk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현재 전체 매출의 70% 이상이 개인과 기업의 유료 구독에서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무료로 사용하는 이용자도 많지만, 전체 사용자 중 약 5~6%는 유료 플랜을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유료 구독만으로도 OpenAI는 연간 매출이 2022년에는 2억 달러, 2023년에는 22억 달러, 2024년에는 37억 달러(4조 8천억 원)에 이르렀다. 심지어 올해에는 127억 달러(16.5조 원), 내년에는 294억 달러(38.2조 원)를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2029년에 매출이 1,250억 달러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현금 흐름이 흑자로 전환되기 어렵다는 전망도있다. 2029년이면 멀지 않은 미래지만, 핵심 수익원인 유료 구독과 기업 고객에 대해 더 살펴보고,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향후 수익 구조나 요금 체계가 어떻게 달라질지도 함께 예측해 보고자 한다.
구독 시스템
대표적인 GPT 요금제에는 무료 버전, 개인용 Plus(월 20달러), 전문가용 Pro(연 200달러), 팀을 위한 Team(월 25~30달러), 그리고 대기업을 위한 Enterprise가 있다. OpenAI COO Brad Lightcap에 따르면 작년말 기준 ChatGPT의 유료 사용자 수가 1,000만 명의 구독자와 100만 명의 고가 기업용 요금제 사용자를 포함해 총 1,100만 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처럼 방대한 사용자 기반 구독 모델은 OpenAI에 월 2억 2,500만 달러 이상의 수익, 연 환산 기준으로 27억 달러의 수입 이상을 안겨주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코딩을 대신해 주고, 글을 작성해주고, 건강과 재정 상담까지 도와주는 챗봇에 기꺼이 돈을 지불하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기업 고객을 위한 Enterprise 요금제는 가격이 공개되어 있지 않지만, 회사 규모와 사용량, 요구사항에 따라 맞춤형으로 책정된다고 한다. 업계에 따르면 최소 150명 이상의 직원을 대상으로 12개월 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조건으로, 대략 1인당 월 60달러 선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런 대규모 계약은 안정적인 매출을 만들어주면서도 기업의 요구에 더욱 깊이 맞춘 서비스를 발전시키는 기반이 되기도 한다.
API License
또 다른 수익원은 바로 API 라이선스이다. 물론 매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건 유료 구독이지만, 이 부분도 상당할 것이라 예상된다. 매일같이 수많은 AI 기반 신제품과 신생 기업이 등장하는 것을 보면..
기업들은 OpenAI의 모델을 기반으로 고객센터 챗봇, 추천 시스템, 자동 콘텐츠 작성 도구 등 자사 서비스에 AI 기술을 통합하기 위해 API를 구매하고 OpenAI는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다. 자연어 처리 모델, 이미지 생성 및 편집, 음성의 텍스트 변환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춘 여러 모델에 API를 통해 접근할 수 있다. API 사용 요금은 크레딧 기반의 사용량 당 과금(pay-per-use) 방식으로, AI가 처리한 단어 수에 따라 요금이 계산된다.
기업들은 직접 AI를 개발하기보다 OpenAI의 API를 구매해 활용함으로써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절약할 수 있고, OpenAI 역시 모든 서비스를 직접 관리하지 않아도 훨씬 더 넓게 확장할 수 있어 서로에게 윈윈이다. 심지어 잠재적인 경쟁자였던 기업들이 API 고객으로 전환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한다.
What Else?
얼마전 출시한 AI Agent 또한 새로운 핵심 수익원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체 컴퓨터를 사용하여 사용자 대신 여행 계획 및 티켓 구매, 물건 구입, 리서치 후 슬라이드쇼를 만들어주는 등 복잡한 작업을 처음부터 끝까지 처리할 수 있다. 또한 올해 초 Open AI는 소프트뱅크와의 협력으로 일본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세우고, ‘크리스털 인텔리전스’라는 기업용 AI 에이전트를 개발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 에이전트는 최대 월 2만 달러 (한화 2,600만 원)의 사용료를 받고 기업 실무에 투입되며, 소프트뱅크가 연간 약 4조 원 규모의 이용료를 지불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런 대규모 계약 덕분에, 에이전트가 OpenAI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OpenAI의 비용 구조와 수익성은?"
비용 측면은 어떨까? GPU는 매우 비싸다
이렇게 폭발적인 사용량에도 불구하고, OpenAI는 여전히 적자 상태다. ChatGPT가 돈을 못 벌어서가 아니라, 벌어들이는 돈보다 빠르게 비용을 소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4년 기준으로 오픈AI 월간 수익은 2억8300만 달러로, 연간 수익은 35억~45억 달러로 추정되었지만, 운영에 드는 비용은 그보다 훨씬 컸다.
서버 인프라와 GPU, AI 모델을 훈련하고 유지하는 데 필요한 컴퓨팅 자원, 1년사이 800명 → 1500명까지 늘어난 연구 인력에 대한 급여와 사무실 운영비까지 모두 포함하면 연간 50억 달러 이상이 들었다고 한다. 수익보다 비용이 크니 구조적으로 적자가 날 수밖에 없다.
“GPU 10만 장 있으신 분?”
샘 알트먼 OpenAI CEO는 X를 통해 ChatGPT Pro 유료 요금제조차도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놓은 적이 있다. 또 GPU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도 언급하면서, 지금 회사가 겪고 있는 인프라 부담이 꽤 크다는 걸 암시했다.
실제로 The Information 보도에 따르면, OpenAI는 MS로부터 엔비디아의 A100 GPU가 탑재된 AI 서버를 35만 대나 빌려 쓰고 있다고 한다. 이 중 29만 대는 ChatGPT 운영에만 투입되고 있고, 서버 임대료는 시간당 약 1.3달러 수준이다. 이대로라면 2024년 한 해 서버 사용료만 40억 달러에 달했을 거라는 얘기다. 사실상 서버 비용만으로도 수익을 넘는 지출이 나가고 있는 셈이다.
투자 유치는 잘 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OpenAI는 투자 유치에는 꽤 탄력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소프트뱅크를 포함해 여러 투자자들과 총 4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협상을 진행 중인데, 이로 인해 기업 가치는 3,000억 달러까지 치솟았다. 전 세계 비상장 기업 중에서도 두 번째로 높은 평가다.
사실 OpenAI가 지금처럼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건 2019년 MS의 10억 달러 초기 투자 덕분이었다. 그 후로도 MS는 GPT 모델 개발뿐 아니라, 클라우드 인프라 전반까지 아우르며 누적 140억 달러 이상을 투자해 왔다. 기술력과 자본, 인프라까지 모두 맞물린 파트너십 덕분에 오늘날의 ChatGPT가 가능해진 셈이다.
비영리에서 영리로… 그 과정도 쉽지 않다
OpenAI는 원래 비영리 조직으로 출발했지만, 기술 개발에 필요한 자금이 너무 크다 보니 일부 구조를 영리 법인인 ‘공익법인(Public Benefit Corporation)’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전체 지배 구조는 여전히 비영리 법인에 있으며, 이 때문에 MS와의 지분 및 의사결정 구조 갈등도 계속되고 있다. 특히 공익법인 전환을 올해 안으로 완료하지 못할 경우, 소프트뱅크는 투자 금액을 절반인 200억 달러로 줄일 수 있는 조항까지 포함되어 있어 압박이 크다.
OpenAI는 공식적으로 2029년까지는 흑자 전환이 어렵다고 투자자들에게 밝힌 바 있다. 아직까지는 기술을 지속적으로 확장하고자 하는 성장 중심 전략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수익성과 지속 가능성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할 시점이 올 것이다. 지금까지는 투자금으로 빠르게 성장해왔지만, 업계에서는 OpenAI가 구조적 자금난을 감추고 있거나, 그 자금에 의존해 운영을 지속하고 있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ChatGPT가 만들어낸 혁신 뒤에는 그렇게 복잡한 경영 현실이 놓여 있다.
"ChatGPT 요금은 더 올라갈까?”
OpenAI의 수익 구조를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주제가 바로 향후 요금 인상 가능성이다. 현재 OpenAI는 비영리에서 출발했지만, 지금은 기존 유한책임회사(LLC) 형태로 운영되어 온 수익 부문은 앞으로 공공성과 상업성을 병행할 수 있는 새로운 법적 지위를 갖게 되었다. 기존의 수익 제한(cap-profit) 모델은 하나의 독점적 인공지능 기업이 주도하는 구조를 상정하고 설계된 것이었으나, 현재처럼 다양한 경쟁적 AI 기업이 공존하는 상황에서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고 판단됐다
구조는 바뀌었지만, 여전히 ‘공익 우선'
더이상 비영리 이사회의 통제를 받지 않는, 즉 ‘이익을 창출하지만 사회적 및 공익에 전념하는 기업’이 된 OpenAI는 여전히 투자자들의 강한 신뢰와 지원을 받고 있다. 단순한 수익률보다 장기적 비전과 AI의 안전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사용자들에게도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한다.
“우리는 돈만을 위한 회사가 아니다. 책임감 있고 안전한 기술을 만드는 데 진심이다.” 이런 인식 덕분에 OpenAI는 단순한 테크 기업이 아닌 '신뢰할 수 있는 혁신 파트너’라는 이미지를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구조가 앞으로 요금을 더 높이는 방향으로 이어지지 않을까?"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생기지 않을 수 없다.
골치 아픈 AI 서비스 회사들
현재 LLM(대규모 언어 모델) 업체들은 공통적으로 개발 및 운영비 문제를 안고 있다. 특히 ChatGPT 같은 서비스는 GPU 사용료와 서버 유지 비용이 어마어마하다. 만약 이런 비용을 혁신적으로 줄일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사용자 요금을 인상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AI가 고도화될수록 컴퓨팅 자원이 더 많이 필요하고, 그만큼 사용료가 오를 수밖에 없다”는 전망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OpenAI CEO 샘 알트먼 역시 회사의 적자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다는 발언으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는 지난 4월 인터뷰에서 “우리가 1년에 5억 달러를 쓰든, 50억 달러를 쓰든, 500억 달러를 쓰든 상관하지 않는다. 우리가 사회에 그보다 더 큰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면, 그리고 인공일반지능(AGI)을 개발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한 그것은 충분히 가치 있는 일이다.”
현실적으로 OpenAI도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유지하려면 요금 정책을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밖에 없다. 만약 더 저렴하고 효율적인 AI 학습·운영 기술이 등장한다면 요금 인상 압박은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현재 ChatGPT가 우리 일상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고, 해마다 사용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용자들이 어느 정도의 요금 인상은 기꺼이 받아들일 가능성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