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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손마님 Jul 05. 2022

섬사람으로 남고 싶어요

칠레/ 칠로에섬

길이가 한반도의 9배 정도 되는, 칠레의 4만 3천4백7십1 개 섬 중 가장 큰 섬. 칠로에.


이 큰 섬은 육지와 꽤나 가까이 붙어 있음에도, 아직 다리가 연결되어 있지 않다. 큰 배만 왔다 갔다 한다.


한국의 대형 건설사가 칠로에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다리 시공을 따내어, 푸에르토 몬트에 몇 백 명 한국인과 그 가족들이 들어와 있었다.

뉴스와 지역 신문들은 완공을 기대하는 쪽과 개발에 난색을 표하는 염려의 목소리를 내는 쪽의 기사를 실어 나른다.  

특히 칠로에 출신의 사람들은 육지에서 들어오는 '돈'을 걱정했다. 물가가 오르고 차가 많아지고, 지나치게 관광화 되는 것을 반대한다. 칠로에 섬이 워낙 크니, 그 안에서 자급자족이 이미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찬성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다리가 놓아진 후의 기대치로 미리 땅을 사둔 사람들이라며, 진짜 섬사람은 아니란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 여행 후 이 이야기를 한국인들에게 하면, 주로 돌아오는 대답은 "한국 대단해, 그 사업을 따냈네!"라고 했다. 칠로에 섬에서 칠로에 사람들을 만나고 난 후, 솔직히 좀 슬펐다. 누구를 위한 사업일까.


만약 제주도를 부산과 잇는 기술이 생겨 둘을 잇는다고 생각해보자,

더 많은 관광객을, 제주 사람들은 반길까?

제주, 그 오래된 자연과 나무와 땅은, 육로를 통해 들어오는 많은 것들을 감당할 수 있을까?

제주는 여전히, 제주다울까?

(덧붙이자면, 2022년 현재 아직 점선인걸 보니 아직 완공 안되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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