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바선생님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묻는다. 정말 몸이 안 좋은가? 거울을 보니 퀭한 눈 밑에 다크서클이 생겼다. 거칠어진 피부하며, 주름살도 몇 개 늘어난 것 같다. 유산소운동 1시간쯤 거뜬했었는데 오늘은 조금만 뛰어도 헉헉거린다.
글쓰기에 취해서 눈만 뜨면 글을 썼다. 머리에서 튀어나오는 대로 적고 손이 가는 대로 적고. 그러기를 2주가 넘어서자 몸이 헐거워진(?) 느낌이 들었다. 허기도 잊어버리고 잠자는 것도 잊어버리고 계속 휘갈겼다. (그래도 먹을 거 다 먹고 잘만큼 잤다.) 명작이 나올 날은 까마득하지만 오늘도 끄적여본다.
옷을 입어도 여유 있는 것 같고 팔뚝도 얇아진 느낌이 다. 얼른 체중계에 올라섰다. 체중을 안 잰 지 한 달쯤 됐나. 이게 무슨 일인가. 2kg이 줄었다. 글 쓴답시고 운동도 게을리했는데.
굶지 않아도 자동 다이어트 돼서 좋긴 한데 기력이 없다.(지금도 손이 떨린다.)
글쓰기 하면 자기표현 능력, 비판적 사고 발전, 집중력 향상 온통 느는 것 밖에 없는데 유일하게 체중은 줄었다. 이거 논문발표해야 되나. '글쓰기 하면 살 빠져요'라는 주제로. 가벼워진 마음으로 다시 끄적인다.
다이어트도 요요현상이 있듯이 글쓰기도 요요현상이 있을까. 내겐 오지 말아라. 글쓰기에서 요요는 치명적이야. 나는 이제 글쓰기 이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