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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아 Jun 18. 2024

1분 안에 마음을 훔치는 남자

'유혹하는 글쓰기 ' 스티븐 킹

"Just One 10 MINUTES 내 것이 되는 시간~"

 이효리의 미닛(10 minutes)이 BGM으로 깔리며 그가 여유롭게 걸어 나온다. 스티븐킹은 10분이 아닌 단 1분 만에 사람의 마음을 훔치고 사라진다. 영혼마저 홀라당 빼앗겨 버렸다.(나는 금사빠인가)


책을 덮고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걱정부터 앞섰다.  대가의 글을 어떻게 논해야 하나. 호탕하고 유쾌한 천재를 어떻게 이야기해야 하나. 그의 글을 읽은 뒤 뭉그적거리다가 묵혀놓다가 이제야 용기를 내본다.


가장 먼저 떠오른 문장은 그의 글은 섹시하고 매혹적이라는 것이다. 보통 시각적으로 강렬한 이미지가 있어야 매력을 느끼지만 스티븐은 고정관념 따위 개나 주라며 소리친다.  종이와 펜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단어하나 문장하나로 사람마음을 홀다. 


'첫째, 좋은 글을 쓰려면 기본을(어휘력, 문법, 그리고 문체의 요소들을) 잘 익히고 연장통의 세 번째 층에 올바른 연장들을 마련해둬야 한다. 둘째, 형편없는 작가가 제법 괜찮은 작가로 변하기란 불가능하고 또 훌륭한 작가가 위대한 작가로 탈바꿈하는 것도 불가능하지만, 스스로 많은 정성과 노력을 기울이고 시의적절한 도움을 받는다면 그저 괜찮은 정도였던 작가도 훌륭한 작가로 거듭날 수 있다.'


나의 감정은 사소한 일에도 요동다.  흔들리고 무너지기 쉬웠다. 반면 그는 일정한 감정선으로 삶을 대하며  독자를 향해  강펀치를 날다. 

스티븐의 입담은 잠시의 지루함도 허락하지 않는다.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고난의 순간에도 진흙바닥을 구를 때조차 글을 쓰는 사람이다. 술과 마약에 빠져 살았던 시절도 덤덤하게 풀어놓는다. 사고로 생사를 오가는 상황에서도 유쾌함을 잃지 않는다.  강인함의 원천이 궁금했다. '어떻게 피눈물 흘리면서도 해학과 기지를 잃지 않을까?'


'무엇이든 마음대로 시도해 보라. 따분할 만큼 평범해도 상관없고 터무니없을 만큼 특이해도 상관없다. 잘 어울리면 그만이다. 그렇지 않다면 과감하게 버려라. 그때는 아무리 마음에 들어도 버려야 한다. 언젠가 헤밍웨이가 이렇게 말했다. "사랑하는 것들을 죽여야 한다." 옳은 말이다.'


나는 봄바람에도 마음이 일렁이고 감정변화에 따라 펜이 흔들린다. 카멜레온처럼 온도에 따라 글 색채가 달라진다. 스티븐은 역경이 쓰나미처럼 덮쳐와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는 사람으로 돌아. 그가 킹(king) 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독서가 정말 중요한 까닭은 우리가 독서를 통하여 창작의 과정에 친숙해지고 또한 그 과정이 편안해지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사람은 작가의 나라에 입국하는 각종 서류와 증명서를 갖추는 셈이다. 꾸준히 책을 읽으면 언젠가는 자의식을 느끼지 않으면서 열심히 글을 쓸 수 있는 어떤 지점에 (혹은 마음가짐에) 이르게 된다.'


스티븐은 4개의 목차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첫 번째 목차는  '이력서.'  자신의 자전소설로 시작한다. '글 쓰는 요령이 아니라 왜 자신의 서사부터 푸는 걸까?' 문이 들었다.  을 읽는 순간 금세 깨닫게 되었다.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보는 것이 효과적이다. 글쓰기 강의에 앞서 어떻게 써야 하는지 몸소 보여준 것이다. 덤으로 책에 대한 흥미를 폭발시키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가져왔다. 그의  이야기는 폭풍처럼 휘몰아쳤고 나는 무방비 상태로  몸을 었다. 


'언제나 모든 독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아니, '일부'독자도 언제나 만족시킬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가끔은 일부 독자라도 만족시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본격적인 쓰기 수업은 두 번째 목차 '연장통'에서부터 '창작론', '인생론'으로 이어졌다.


'궁극적으로 글쓰기란 작품을 읽는 이들의  삶을 풍요롭게 하고 아울러 작가 자신의  삶도 풍요롭게 해 준다. 글쓰기의 목적은 살아남고 이겨내고 일어서는 것이다. 행복해지는 것이다.'


삶의 귀퉁이를 돌 때마다 예기치 않은 난관에 부딪다. 넘어지고 주저앉을 때도 있다. 살기 위해 행복해지기 위해 펜 쥐어야 한다.


'창작이 곧 삶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때로는 창작이 삶을 되찾는 한 방법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삶을 되찾기 위해 책상에 앉았다. 무심히 흘려보낸 날들을 참회하며. 스티븐  해양과 대륙을 건너  나의 어깨를 가만히 두드린다.


그의 글은 쓰기와 창작 욕구를 끓어 올린다. 허약한 문맥벗어나 금맥을 찾고 싶게끔 이끈다.

나의 유약한 문장이 단단해지기를, 무질서한 언어들이 알알이 꿰어지기를 바란다. 나의 글이 곧  금맥(金脈) 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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