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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아 Jun 23. 2024

대통령의 글쓰기

부치지 못할 편지

 전 주의사항: 오늘은 닭살 돋을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읽으시라.  오글거림을 참고 마침표가 끝을 알리는 순간까지 인내심을 장착하시라.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소한 책리뷰를 편지버전으로 하노라. 




'스피치라이터계'의 거인 강원국작가님께


안녕하세요, 작가님! 건강하게 잘 지내고 계신요?  작가님의 책을 접하고 혹 목소리라도 들을 수 있을까 싶어 부랴부랴 달려왔습니다.

유월 여름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히는군요. 세상이 온통 초록초록합니다. 시선을 어디에 두어도 푸른빛이라 눈을 감아도 초록잎사귀가 있습니다. 마음이 르러지는 입니다.

작가님을 알게 된 건 다른 작가님의 열렬한 추천이 있었습니다. 어떤 분이시길래 입이 닳도록 칭찬하는지 궁금했습니다.

'대통령의 글쓰기'는 첫눈 위 새겨진 발자국처럼 깊은 여운을 남겼지요. 책펼치고 마지막 페이지를 넘길 때까지 감탄 끊이지 않았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시대를 살다가신 거인 두 분'과 '살아있는 거인' 한 분에 대한 존경심으로 마음이 충만했습니다.


작가님의 모습을 상상하니 문득 추사 김정희 선생님이 떠올랐습니다. 힘 있고 강렬하나 부드러움도 잊지 않는 모습이 꼭 작가님 같다고 생각했지요.
글은 사람의 인품을 드러낸다고 하지요.  고귀한 사람의 글에서 난초향이 나듯 작가님 글에서는 연꽃향이 났습니다. 진흙 속에서도 꿋꿋이 꽃잎을 피워 올리는 기지와 절개. 단아하지만 매혹적인 연의 자태가 떠올랐습니다.


 연설문을 쓰신 분이라 딱딱하고 고지식한 이야기가 아닐까 예상했습니다.  故 김대중, 노무현대통령 스피치라이터로 일한 8년을 어쩜 그렇게 재미있게 녹여내셨는지요? 상대가 방심하고 있을 때 날리는 펀치에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아직도 맞았던 볼이 얼얼합니다.) 음식도 맛봐야 진미를 알 수 있듯이 책도 맛보기 전에는 진가를 평가할 수 없나 봅니다.


"말이나 글에서 유머를 던지기는 쉽지 않다. 욕심나지만 두려운 유머와 조크다. 받아들여지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실패했을 때 감수해야 하는 썰렁함 때문이다. 그래서 유머나 조크는 용기를 필요로 한다.
그러나 쫄지 말자. '아니면 말고'다. 용감하게 도전해 보자. 도전하면 50%의 성공확률이 있지만, 시도하지 않으면 100% 실패뿐이다."


저는 유머 앞에서 늘 작아지곤 했습니다. 쫄지 말라는 작가님의 응원에 힘입어 뻔뻔해지려고 노력합니다. 인의 웃음을 훔치글도 써보려 합니다. 그럼 50%는 성공한 셈이겠죠?


"글은 쉽게 써야 한다. 말과 글은 듣는 사람, 읽는 사람이 갑이다. 설득당할 것인가. 감동할 것인가 결정권은 듣는 사람, 읽는 사람에게 있으니까. 그렇다면 쉬은 글은 쓰기 쉬운가? 더 어렵다. 더 많은 고민을 필요로 한다. 차라리 어려운 글은 쓰기 쉽다. "쉽게 읽히는 글이 쓰기는 어렵다."라고 한 헤밍웨이의 말은 확실히 맞다."


 어려운 글쓰기를 쉽고 명쾌하게 풀어내는 솜씨가 부럽습니다. 부족함을 메꿔보려 이 문장 저 문장 갖다 붙이기 급급한 저를 되돌아보게 했습니다. 더 이상 뺄 수 없는 글이 잘 쓴 글이라고 하셨지요? 빼고 더 빼기 위해  오늘도 지우는 연습을 합니다.


1998년 11월 중국을 국빈방문 했을 때, 장쩌민주석이 김 대통령에게 젊어 보이는 비결을 물었다.
"저는 오랫동안 망명과 연금, 감옥 생활을 했습니다. 그동안에는 제 인생이 중단되다시피 했으니 노화도 중단되었겠지요."


작가님의 입담도 경탄스러웠지만 두 대통령님의 입담도 탄복을 거듭하게 했지요. 역시 시대의 거인은 다른가 봅니다. 한마디를 하더라도 유머와 철학을 빼먹지 않으셨지요.


"적자생존이라는 말이 있다. 적는 자가 살아남는다. 글쓰기의 세계에서는 더욱 그렇다."

작가님의 말을 새기며 새끼사자정글탐험을 시작합니다. 어린 사자에 불과한 제가 쟁쟁한 능력자가 바글거리는 정글에서 생존할 수 있을까요?

현재를 살기 위해 먼 훗날의 생존을 위해  오늘도 글을 적습니다.  늠름한 사자로 거듭나는 모습을 지켜봐 주십시오.

                                                                                        2024년 6월 24

존경과 감사 그리고 어린 사자의 포효를 담뿍 담아서
                                                                                                            건필(健筆) 드림





 이제 저의 오글거림은 강원국작가님과 독자분들께 '전부', '몽땅'  돌려 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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