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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아 Jun 25. 2024

나는 팔 X비빔면 소스가 되고 싶다

연장통 세 번째 서랍에서 언제나 꺼낼 수 있는.

마트에는 각개전투와 유격훈련을 마친 병사들이 가득하다. 혹독한 경쟁을 물리친 자 서 있을 수 있는 곳. 알록달록한 장병들 속 파란 소스병이 눈에 띈다.

 '엇, X비빔면 소스만 따로 파네.'

네모난  X비빔 소스만 따로 판매하고 ! 존의  납작한 군복 벗고 입체적 군 입고 늠름한 자태를 뽐내고 다. 반가움과 놀라 그를 연신 들어 올렸다 내렸다.

열렬한 미각의 칭송에 힘 그가 새롭게 돌아왔다. 영토를 넓히고 승승장구한 광개토대.  의 자리는 그저 얻은 자리가 아니다. 1984년부터 꾸준히 달려온 끝에  비빔라면 시장 1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지름 7cm 땅에 홀로서기 위해 꾸준히 달렸던 것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항해에서 무엇을 건져 올려야 하는가. 지도 한 장 없이 낚싯대만 덜렁 메고 나선길. 요령도 기술도 없이 배짱과 패기만으로 나선 뱃길. 별빛을 등대 삼고 달빛을 거울삼아 떠나는 망망대해길. 시작도 끝도  없는 이 길에서 무엇을 찾고 있는 걸까.  묵묵히 가야 할 길을 가다 보면 근원을 알 수 있을까. 밑도 끝도 없는 끄적임은 반짝이는 별이 되어줄까. 사히  나의  안착할 수 있을까.





이태준의 '문장강화'를 읽기 시작했다. 낯선 화법, 국문보다 한문이 많다. 머리가 빙빙 돈다. 길을 쉽게 찾고자 집어든 지도가 하필이면 난이도 상이다. 한글로 적혀 어도 입력될까 말까 하는 언어들이 한자를 얼싸안고 강강술래를 며 신이 났다. 여기서 돌아가야 하나. 아니면 무리에 섞여 한판 놀아볼까. 서성거리다 머뭇거리다  한걸음 다가선다. 원무 에서 손 하나 불쑥 나온다.  주춤거리던 발걸음은 수백 개 발걸 섞인다. 손을 잡고 빙글빙글 돈다. 달빛이 쏟아지는 밤하늘, 얼굴도 나이도  알 수 없는 그들과 함께 호흡 맥박소리를 듣는다.  




팔 X비빔면  꾸준로 정상에 도달했다.  백발이 성성한 노장은 멈추지 않았다. 젊고 어여쁜 신제품 속에서도 노련미가 빛난다.

 40년 후 나의 모습을 떠올린다.  ''라는 고유한 브랜 찾았을까? 잊을 수  글맛을 찾았을까.

조미료 하나 없이 소스 하나로 감칠맛을 내고 을까. 나로 끝장나는 필체... 가지고 싶다.


그나저나  강강술래는 언제 끝이 나나? 다리가 후들후들거린다. 이태준작가님, 강강술래는 언제쯤 끝날까요?

이제 그만 돌고 비빔면 한 그릇 기러 가실래요?







절대 PPL광고 아닙니다.  X비빔면을  

    좋아하는 1인으로 순수한 마음으로  게재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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