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진아 Jul 12. 2024

짝짝이 슬리퍼를 신고도 신은 줄 모르게

열정을 응원하며

처음엔 몰랐다. 내가 무엇을 신고 있는지. 한참 씻다가 발을 내려다봤다. 그제야 짝짝이 슬리퍼가 에 들어왔다. 크기도 색깔도 다른 슬리퍼를 이제야 알아본다. 슬리퍼가 짝짝이인 줄 모르고 해야 할 다양한 임무(?)를 부지런히 해냈다. 원효대사가 다디단 물인 줄 알고 해골물을 맛있게 마셨듯이.

어떤 일이든 무엇을 하든 슬리퍼의 크기와 색깔 그 어떤 이유도 걸림돌이 되지 않다.

한걸음 떨어져 있다고 조바심 내고 주눅 들 필요 없다. 불안과 초조를 친구삼지 말자. 남들과 다르다고 출발선이 다르다고 망설일 필요 없다. 가고자 한다면 닿고자 하는 곳엔 반드시 닿는다. 인의 시선 무디게, 나의 열정엔 쌍수 들어 반응하자. 짝짝이 슬리퍼를 신도 신은 줄 모르게. 7월엔 무모함을, 한겨울엔 뜨거움을 자. 다만 짝이 맞는 신발을 신고도 달리지 않는 게으름을 부끄러워하자. 열정과 용기만 있다면 짝짝이 슬리퍼는 아무 문제도 일으키지 않는다. 절대! 단언컨대! No problem!




나는 가늠할 수 조차 없다.
당신의 나무가
얼마나 높이
올라갈 수 있는지.
다른 누군가가
당신을 잘라버리는 게 두려워
당신 스스로
꼭대기를 자르는 일을 멈추기만 한다면

[타일러 노트 그렉슨의 '무제']

매거진의 이전글 위대한 작가는 위장도 크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