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g 고백을 시작하다
아이에게 배우는 한 수
내 글은 무겁다.
삶이 무겁다고 글까지 무겁다니.
평생을 시련, 비련의 여인으로 지칭하고 살다니.
지난 상처를 훑고 나면 맥이 풀린다.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바닥을 뚫고 내려간다.
저마다의 이유로 아픔을 안고 살아간다.
그중 자신의 흉터가 가장 도드라져 보인다.
쓸수록 무거워지는 건 싫다.
가벼워지고 싶다.
민들레 홀씨처럼 날아다니고 싶다.
늘 그 자리를 지키는 돌덩이처럼 멍하니 하늘을 보았다.
영혼의 무게는 21g이라고 한다.(물론 과학적 증거는 없다).
나는 저울로 측정되지 않는 0.1g의 글을 쓰고 싶다.
툭 건드리면 '펑' 터지는 울음 말고 톡 건드리면
'팡' 터지는 주황빛 과즙 같은 글.
어둠이 묻어날까 봐 쓰고 또 쓴다.
덕지덕지 묻은 감정을 씻어내러 간다.
틈 날 때마다 웃음을 연습한다.
짜내지 않아도 흘러나오는 유머와 일상을 이야기하고 싶다.
사소하지만 미소 띄울 일을 연습한다.
아홉 살 아이가 벌써 해낸다.
그 힘든걸.
용 한번 쓰지 않고.
삶의 고수가 여기 있었네.
"엄마는 좋겠네. 이렇게 이쁘고 착한 딸이 있어서~"
이렇게 '훅' 들어온다.
또 한방 맞았다.
윤봉길의사의 도시락 폭탄을 뛰어넘는 웃음폭탄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