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는 봄, 장래희망은 여름입니다- 프롤로그
방학 지난 지 언젠데 아직도 늦잠이니
두 손 올린 3월 눈꼬리가 사납다
꽁꽁 잠근 문 사이로
슬쩍 비치는 건 겨울일기
살랑 흩날리는 노란 공책 모퉁이
긴 겨울 어떻게 견뎠을까.
며칠사이 쑤-욱 자란 배냇머리
수북하게 자란 겨울탯줄 자르고
행여 꺼질까
조심조심 피운 등불, 노랗게 켜졌다
계절은 한겨울 속에서도 입춘을 내다 걸고 쌀쌀한 바람이 대지를 휩쓸어도 기어코 우수를 데려온다. 옷깃 여미며 부랴부랴 경칩 깨울 준비를 서두른다. 맞장구치며 부지런히 내리는 봄비는 노크하느라 분주하다. 이 집 저 집 톡톡톡. 오늘은 누구 집 대문 두드리나. 매화네 하얀 대문 두드리나. 앙증 많은 산수유네 노란 대문 두드리나. 우아한 동백네 붉은 대문 두드려보나. 굳게 잠긴 목련네 대문은 여러 번 두드려야지. 졸린 눈 비비며 하나 둘 열리는 문. 그 작은 틈사이로 네가 온다. 세상에서 가장 고운 동그라미 품은, 네가 온다.
얼기설기 달라붙은 웅크린 과거는 고집처럼 완고하다. 세상은 매초 변하는데 홀로 시간과 기억을 붙드는 건 고고함이 아니다. 과거를 통째로 들어내고 현재를 부지런히 나른다. 미래는 미완성이나 나아가리란 희망은 발걸음에 속도를 더한다. 현재의 무늬는 요란하지 않다. 단순하나 명확한 마음만 가지런히 새겨진다. 하나씩 쌓인 현재는 믿음을 먹고 자란다.
갓 찾아온 봄비를 머금고 훌쩍 자란 오늘의 키. 들썩이지 않는 손톱처럼 찰싹 달라붙어 지금을 살아내야지. 오늘이 안전하게 착륙하도록. 무사히 미래가 안착하도록.
'별'을 바라보는 사람도 '별'로 돌아간 사람도 그 자리에 어울리게 아름답다. 나도 당신도 우리도.
*** 여기저기 고개 내민 앙증맞은 봄이 반갑습니다. 동글동글 꽃망울은 무구한 아기뒤통수를 닮았습니다. 귀여운 두상이, 보드란 꽃순이 자꾸 마음을 간지럽힙니다.
새 연재북과 함께 봄을 데려왔습니다.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봄은 어떤 얼굴일까요. 기대와 설렘으로 시선 닿는 곳마다 오늘을 채워 봅니다. 이 봄이, 소중한 글벗님 마음에도 고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우길 바랍니다. 그리고 소리 높여 응원합니다. 당신과 우리의 찬란한 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