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도 못하고 내내 기다린 하얀 눈망울

취미는 봄, 장래희망은 여름입니다 -2

by 진아




매화


1

그토록 찾아 헤매다

3월보다 여문 바람 속에서 만났다

얼마나 기다린 걸까

파르라니 떨리는 속눈썹

지도 못하고 내내 기다린

하얀 눈망울





2

이 날이 오길

톡톡 분 바르고

살짝 속눈썹 올려

봄나들이 갈 3월을!






삶은 한 번 뿐이라는데. 온지도 모르고 그저 흘러 보낸 기회의 계절은 잊지도 않고 찾아다. 마지막 페이지를 채운 노트가 눈처럼 소복하게 쌓이면 이젠 새 노트를 선물 받을 시간. 세발네발 그린 이야기는 지난 계절이 되고 새 계절을 돌려받는다.

선물 받은 3월 캔버스에는 분홍 동백꽃이 피고. 하양 겨울과 설익은 봄이 섞인 분홍빛은 그저 곱고 고와라. 더 붉어지기 위해 마음먹을까, 이대로 만족할까. 고민하는 사이, 깊어가는 봄빛은 3월 닿았다.






쉬지도 않고 찾아오는 하루는 당연한 줄 알았다. 오늘 하루도, 아침도 그저 주어진 게 아니었다. 멈춰있는 것 같아도 조금씩 자라는 손톱처럼 나아가고 있었다. 신체성장과 함께 마음도 쑥쑥 자라면 좋으련만. 몸은 '위로' 마음의 키는 '아래로'만 자다. 키는 눈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마음의 성장은 귀 기울이지 않으면 알아채기 어렵다. 몸은 하늘을 향해 뻗어가고 마음은 그 많은 어둠을 비추기 위해서일까. 땅과 뿌리를 향해 자라난다.

어쩌면 어둠은 애초부터 존재하지 않았는지 모른다. 스위치가 어디 있는지 몰랐을 뿐. 어느 세상에 있든, 등불 켤 스위치만 찾는다면 어둠은 그저 스쳐 지나가는 바람과 같지 않을까.



쓰고 쏟고 씻으며 나눌 것을 생각한다. 사칙연산을 배우는 건 결국 나누고 더 베풀기 위해서 아니었을까. 더 주고 나누며 베풀기 위해 우리는 그 많은 시간을 견뎌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