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는 봄, 장래희망은 여름입니다-5
여기저기 찍힌 고운 점
누가 그린 점묘화일까
하양 분홍 노랑 점점이 박혀
완성되는 점묘화
붓이 지나간 자리마다 커져가는 봄
바람 지나갈 틈도 없게
촘촘하게 피어라, 올해 봄은 한 번뿐
얼굴이 노래지도록 바지런히 피어라
그해 가을, 조롱조롱 엮은 감꽃목걸이처럼
알뜰살뜰 피어나는 노란 봄
하루 지나고 나면 쑥 자란 봄의 얼굴. 어제는 듬성듬성 배냇머리였는데 어느새 엄마 키를 훌쩍 넘은 아이같이. 오늘은 솜털 보송보송한 꽃송이가 되었다. 나란히 걸을 때면 심장이 뜨거워진다. 마주 보며 걷는 모든 날이 봄날이다.
주름진 손은 세월을 담고 있다. 눈물자리 웃음자리 그대로 찍혀 있다. 화장으로도 감출 수 없는 게 손의 민낯. 삶을 탁본 뜬다면 손모양이 나오지 않을까. 그 사람이 궁금하다면 주름진 손등을 보라. 토씨하나 빠지지 않은 삶이 그대로 담겨 있을 테니.
시간을 꿰매. 낡고 해진 너덜너덜한 기억을 꿰매렴. 비록 자국은 남았지만 내일은 더 단단한 옷을 입을 수 있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