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는 봄, 장래희망은 여름입니다- 6
꽃이 웃는다
잇몸이 보이도록
목젖이 훤하도록
꽃 하나 웃었을 뿐인데
세상이 환해졌다
봄 하나 열기 위해
두드리는 수백 개의 손
한 송이 꽃을 피우기 위해
끝없이 부딪히는 저 빗방울
온몸으로 부서져도 좋을, 봄
손 터치 하나면 택배 이동경로도 한눈에 확인하는 세상. 봄은 어디까지 왔나. 꽃봉오리 포장은 잘했나 꽃송이는 언제쯤 도착하나. 가을 낙엽만큼 기다림은 수북하게 쌓여가고. 사랑 주는 것 밖에 모르는 아이처럼, 불현듯 찾아오는 시처럼, 봄이 내게로 왔다.
어둠을 빗질하면 훤한 이마를 드러낸 아침이 온다. 어둠은 밤의 머리카락. 곱게 빗질해서 가르마를 탄다. 그 길 따라 하얀 말이 온다. 어둠을 빗어 넘긴 목덜미처럼, 시원하게 드러낸 귀처럼 해가 뜬다.
까만 발자국 가득한 노트에도 빛이 들고. 새벽이 부르면 아침을 받아 적는, 하얀 하루가 왔다.
마음이 짙어지면 농도가 깊어지면 눈에서도 바다가 흐른다. 못다 한 마음은 넘치고 넘쳐 눈물로 흘러나온다. 바다는 얼마나 마음이 넘치길래 짠맛이 날까. 슬픔이 얼마나 크길래 온몸이 짠물일까. 내가 가진 눈물은 티끌보다 작을지 몰라. 물방울 하나보다 미미할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