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네 산책 금지령]
할 일이 쌓여 있다.
다 팽개치고 싶을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산더미란 이런데 쓰이는 거란다..싶게.
브런치에 들어오면 안 된다.
어제 저녁, 나 꽤나 진지하게 결심했다.
딱 정리하고, 오늘은 진짜 제대로 한다고.
그런데 왜!
왜 나는, 동네 마실 나온 사람처럼
브런치에 들어와 글을 기웃거리고 있지?
지금 숨을 곳이라도 찾는지도.
오늘도 할 일이 쌓여 있다.
절대 들어가면 안 돼!!
근데 왜,
“들어가지 마” 하면 더 들어가고 싶은 걸까.
진짜,
나 혹시...동화 속 여주인공이야?
있잖아 왜-
"가지 말라면 꼭 가는" 그런 생각 없는...
이쯤 되면 브런치가 금단의 숲이고,
나는 매일 그 숲에 홀리는 사람일지도.
진짜, 이러다 마법사 한 명쯤 나와서
“자네, 오늘도 글 쓰러 온 건가?”
하고 물을 것 같다.
그럼 나는 아주 태연하게 말하겠지.
“아뇨, 글은 매일 쓰는 거고요.
오늘은 그냥... 구경 온 거예요.”
(그러면서 슬쩍 글 하나 또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