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숨기고 싶은 감정 | EP.02 초라함
“I understand feeling as small and as
insignificant as humanly possible.”
어떤 날은요,
나라는 존재가 세상에서 가장 작고,
가장 보잘것없게 느껴져요.
- Inspired by 영화 《The Holiday》중에서
마음이 작아지는 순간이 있다.
누가 건드리지 않아도
혼자 작아지고, 혼자 초라해지는 순간.
내가 가장 싫어하는 단어,
그리고 어쩌면
나를 가장 자라게 만든 단어.
인정하고 싶지 않았고
표현하고 싶지도 않았다.
초라해 보일까 봐,
진짜 초라해질까 봐.
그런데 나는
자꾸 그 단어에 붙들린다.
ㅡ
이번에도 어김없이 찾아욌다
다른 사람들 글에
수많은 ‘좋아요’가 달릴 때,
나는 내 글이 정말 괜찮은 건지
끝없이 확인하게 된다.
그럴 때마다
나는 나도 모르게
‘초라함’이라는 감정의 옷을 입는다.
딱 맞게,
마치 내 옷처럼.
벗고 싶어서
더 열심히 공부했고,
그래서 더 멋진 문장을 쓰고자 애썼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문장에 멋을 낼수록
오히려 더 초라해져만 갔다.
왜일까.
왜 내가 ‘멋지다’라고 생각한 문장이
내 마음속 나와 멀어질수록
내가 더 작아지는 기분이 드는 걸까.
불현듯 나는 깨달았다.
ㅡ
나는 초라하지 않은 글을
쓰고 싶었던 게 아니라,
단지 ‘초라해 보이지 않는 나’를
증명하고 싶었던 거라는 걸.
그리고 바로 그 마음이
나를 진짜로 초라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이제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가끔은 초라해도 괜찮아.
그런 감정이 몰려와도 애써 밀어내지
않아도 돼.
누구나 그런 순간은 있으니까.
빛나고 싶었던 만큼, 더 초라해지는 날이 .
그럴 땐 애써 털어내지 않아도 돼.
그냥 그감정과 함께 숨 쉬듯
머물러 보는건 어때?
시간이 지나면
그마음도 조금씩 옅어질테니까.
그리고 너는 그만큼 더 성숙해지겠지
지금까지 내가 진짜로 성장했던 순간은
누군가의 ‘좋아요’ 때문이 아니라
내가 나의 초라함을 껴안아줬던,
바로 그 순간들이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