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결 | EP.13 흔들리지 않은 글을 쓰기 위하여
어떤 날은,
다른 사람의 문장이 너무 좋아서
내 글이 괜히 작아 보일 때가 있어요.
내 문장은 왜 이렇게 밋밋할까,
감정은 너무 평범하고,
나는 왜 늘 어딘가 부족한 느낌일까.
그러다 보면,
문장이 아니라 나 자신이 흔들립니다.
남의 글을 쫓아가다 보면
결국 나를 놓치게 되더라고요.
ㅡ
처음엔 '잘 쓰는 법'을 알고 싶었어요.
예쁜 표현, 완벽한 문장 구조,
감탄을 자아내는 글.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알게 되었어요.
중요한건,
글은 잘 쓰는 게 아니라
진심을 잃지 않는 것이라는 걸요.
나는 왜 글을 쓰기 시작했을까요.
처음엔 분명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가 아니었어요.
단지
버티고 싶을 때,
내 안의 울음을
조용히 옮겨두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그 시작을 자주 잊고 있었어요.
그래서 더 흔들렸는지도 모르죠.
ㅡ
하루키는 말했습니다.
“잘 쓰는 게 아니라,
오늘도 썼는지가 중요하다.”
늘 오래도록 제 안에 머물러 있는 말입니다
어떻게 보면,
지금의 저를 붙잡고 있는 말이죠.
또, 버지니아 울프도 말했죠.
“여성 작가에게 필요한 건 자기만의 방이다.”
요즘 저는,
그 ‘방’이 꼭 물리적인 공간이 아니라
내 마음을 놓아둘 수 있는
고요한 내면의 자리라고 이해하고 있어요.
ㅡ
그래서 요즘은
조금 편하게 글을 씁니다.
실력도 비교하지 않고,
속도도 내려놓고,
그저 지금 내 마음이 머물고 있는 자리에
조용히 한 줄을 써 내려갑니다.
그런 글이 가끔
“위로가 되었어요.”라는 말로 돌아올 때,
비로소 느껴요.
아, 나는 나만의 글을 쓰고 있었구나.
ㅡ
제가 붙잡고 있는
글쓰기의 원칙은 세 가지예요.
첫째, 왜 시작했는지를 자주 기억할 것.
흔들릴 때마다 떠올립니다.
글은 나의 안식처라는 것.
보여주기 위해 쓰는 게 아니라,
살아내기 위해 쓰기 시작했다는 걸요.
둘째, 실력을 비교하지 않을 것.
조금 못해도 느려도 괜찮아요.
나는 잘 쓰는 사람이 아니라
남들과 다른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것.
글은 빨리 가는 사람이 아니라
오래 쓰는 사람이 남는 거니까요.
셋째, 진심을 덜어내지 말 것.
요란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나의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는 공식.
진심이 담긴 문장이 더 멀리 가는 걸
몇 번이나 경험했으니까요.
ㅡ
가끔은 남의 글이 부럽기도 해요.
하지만 그건 어쩌면,
내가 아직도 쓰고 싶은 게 많다는 뜻이
아닐까요.
나는 흔들릴수록
‘나만의 문장’이 조금씩 단단해져간다고
믿고 싶은건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니, 오늘도
조용히 한 문장을 써보려 합니다.
누군가에게 보이기보다
먼저, 내 마음에게 보이기 위해서요.
내 글이 어디까지 닿을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나는 나에게서 멀어지지 않으려 합니다.
그러다 보면 언젠가
이 문장들이 모여 저를 기억하게 해주겠죠.
“그건 분명, 너의 글이었어.”
라고요.
중요한건 그게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