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라이킷, 내 주식인 줄 알았다

by 마리엘 로즈

[좋아요는 반토막, 마음은 반짝]

주식이 떨어지면
예전에는 내 마음도 덜컥 내려앉았다.
손실을 보기라도 하면 하루 종일 찜찜했고,
앱을 몇 번이고 켰다 껐다 하며 숫자를 들여다봤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오히려 더 떨어지길 바란다.

“기회다” 싶어서,
더 사고 싶어질 때가 있으니까.


마음이 흔들릴수록,
기준은 더 선명해진다.



글도 비슷하다.


반응이 줄어들면
처음엔 마음이 출렁이지만,
그 조용한 침묵 덕분에
더 선명하게 들리는 것도 있다.

'지금, 어디에 더 집중해야 할까.'



독자의 눈은
매의 눈보다 더 날카롭다.
대충 흐려보낸 글과
정성껏 다듬어 낸 글의 반응은
정말 천양지차다.

마치
내 아이를 애써 단장시켜 보내면
세상도 그 아이를
조심스레 다뤄주는 것처럼,
글도 그런 정성을 알아보는 것 같다.


들인 마음은 사라지지 않는다.
숫자로든 온기로든
결국 누군가의 마음에 닿는다.


어제부터 글을 올리고 나면
30초 안에 라이킷을 누를 수 없게 됐다.


딱 그거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내 '조회수'와 '좋아요' 수는 정확히,

반토막이 났다.

주식인 줄 알았다.
변동성 어마어마한 그래프가
마음까지 출렁이게 했다.




나는 아직 브런치 새내기다.
이제 두 달.
그래서인지 처음엔 좀 서운했다.

글을 올릴 때마다
빠르게 올라가던 숫자들을
조마조마하며 지켜보는 재미가 있었으니까.

그래서 꽤 서운할 줄 알았다.

처음엔 그랬다.

...
서운한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숨 쉬기 좋았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이게 더 편했다.

‘이번 글은 라이킷 몇 개?’
‘조회수 대비 라이킷 비율은?’
그런 생각을 안 하니까
글을 쓰는 마음이 훨씬 덜 조급해졌다.

무덤덤해진 게 아니라,
속으로 덜 흔들리는 법을
배우고 있었던 걸지도 모른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 이게 진짜 내 글을 읽어주는
사람들의 자리였구나.'

늘 궁금했으니까.
이 수많은 조회수 중에 내 글을

진짜 ‘읽은’ 사람은 과연 몇 명이었을까?




지금은 안다.
빠른 속도는 사라졌지만,
천천히 눌러준 그 숫자들 속엔
한 줄 한 줄을 끝까지 읽어준 마음이 있다는 걸.

가끔은
익숙한 닉네임을 보며 울컥할 때도 있다.


어제도, 그저께도
말없이 내 글을 읽고 있었다는 걸
조용히 알려주는 댓글 하나.


그 말 한 줄이 가장 오래 남는다.

그리고 그 말이 내 글을 살리고,

쓰는 나를 살린다


그걸 알고 나니까 글이 더 좋아졌다.


지금은 안다.

조금 느려도 괜찮고,

굳이 예쁘게 포장하지 않아도 괜찮다.

내가 진짜 하고 싶은 말을

꺼낼 수 있게 됐다는 게,

그게 가장 좋다.


숫자는 줄었지만, 마음은 반짝인다.


속도가 사라지니, 진짜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게 진짜 글 쓰는 재미 아닐까?


그리고 나는 생각한다.


어쩌면 이건 기회다.
내가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지를
더 정확히 보여주는.


그래서 주식은

오르면 오르는 대로,

떨어지면 떨어지는 대로

각자의 묘미가 있다.

글도 그렇다.
숫자는 줄어도 괜찮다.
오래 남는 건,
천천히 눌러준 마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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