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마음의 결

왜 보이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할까

마음의 결 | EP.16 깊이 아는 사람이 멀리 본다

by 마리엘 로즈


나는,

들리는 말을 쉽게 믿지 않는다
보이는 풍경에도 단번에 마음을 내주지 않는다

겉보다, 나는 결을 본다


말의 결
감정의 결
마음의 결.


그 결이 닿아올 때,
비로소 마음을 연다



사람들은 멀리 보기 위해
더 많이 알고,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고 믿는다


정보를 쌓고 누구보다 앞서가야
더 큰 것을 보고,

더 멀리 도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건
진짜 ‘멀리 본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그저 발걸음이 빨랐던 것.


단지 속도에 속은 착각일 수 있다


빠른 시선은
깊이를 지나치고, 본질을 놓친다


겉모습은 금세 파악할 수 있지만,
그 이면에 흐르는 맥락과 의미는
천천히 들여다봐야만 보인다


정말 멀리 보는 사람은
먼저 깊이 들여다본다


깊이 본다는 것은

단순히 오래 바라보는 것이 아니다


현상만이 아니라 그 너머의 이유,
겉보다 안,

순간보다 흐름을 함께 읽어내는 일이다

깊이를 아는 사람은
사람의 말 너머의 감정을 읽고,
하나의 사건 속 구조를 본다


그래서 눈앞의 장면조차
시간이라는 흐름 속 좌표로 이해할 수 있다

깊이 이해한 사람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변화를 따라가는 대신,
그 변화가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본다


지금 이 순간이
과거에서 왔고, 미래로 향한다는 걸
느낄 수 있는 눈이 있다.


그래서 결국,
진짜 멀리 보는 사람은
가장 먼저 깊이 본 사람이다


속도가 아닌 방향을 읽고,
겉이 아닌 중심을 본다.


옛 선인들이 ‘온고지신’도
단지 옛 것을 익히라는 뜻이 아니다
과거를 깊이 이해한 사람만이
미래를 제대로 짓는다는 깨달음이 담겨 있다



나는 서두르지 않는다

눈앞을 깊이 들여다본 뒤,
그제야 한 걸음 내디딘다


빠르지 않지만, 놓치지 않는다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나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본다

그것이
내가 세상을 살아내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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