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목이 좀 까다롭기는 하지...자기 위안 중]
머릿속은 이미 북적북적.
대기표를 뽑은 말들로 가득한데,
막상 글로 꺼내려 하면 손끝이 멈춰 버린다.
“말이 옷이면 좋겠어.”
오늘 내 상황을 요약하면 이 한 줄이다.
그날의 기분에 맞춰 우아한 드레스를 걸치듯,
심플한 흰 셔츠를 단정히 여미듯,
차분히 문장을 입을 수 있다면 얼마나 편할까.
“오늘은 실크 드레스 톤으로 우아하게 써볼까?”
“아냐, 흰 셔츠 느낌으로 담백하게!”
이러면 단어 고르느라
애써 시간을 허비하진 않을 텐데.
현실은 옷장 앞에서 40분째 서서
“입을 게 없어...” 중얼대는 사람 같다.
말은 잔뜩 걸려 있는데,
정작 마음에 드는 문장은 손에 잡히지 않아
맨몸으로 서 있는 기분이다.
그래도 괜찮다.
오늘은 빈 옷걸이만 덜렁거렸지만,
내일은 분명 마음에 꼭 드는 옷 한 벌이
기다리고 있을 거다.
아마도 비단 드레스 같은 한 문장,
혹은 흰 셔츠처럼 단정한 한 문장.
정작 내가 쓰고 싶은 글은,
꾸안꾸 드레스 같은 세상 까다로운 옷이라
찾기가 더 힘든 걸지도 모른다.
편안하면서도 우아해야 하고,
자연스러운데도 단정해야 하니까.
아마 그런 글은 옷장 구석 어딘가에 숨어 있다가,
마음이 딱 맞는 날에만 슬쩍 나타나
내 옷걸이에 걸려 있겠지.
라고 믿어본다....
믿어야지 별 수 있나
그래야 또 쓸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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