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zi-Series] EP.01전교 1등의 그림자, 엄마의 후회로부터
※ 이 글은 평범한 일반고에서 있었던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특목고나 자사고, 선행 학습이 많은 환경과는 다를 수 있으며, 수능 중심이 아닌 내신 중심의 학습 구조에 맞춰 진행된 이야기입니다.
따라서 모든 환경에 동일하게 적용하기보다는
‘부모가 어떤 식으로 정보를 정리하고 지원할 수 있는가’에 대한 한 가지 사례로만 참고해 주세요.
《우리 집은 맨몸으로 산에 올랐다》
"야, 진짜 아무것도 안 시키고 고등학교 보냈다고?
"응. 지금 생각해도 나도 어이가 없어
나, 그때 좀 무심했지."
"아니 근데 너 애들 챙기기로 유명하잖아."
'"엄마로서는 챙겼지.
근데 학부모로서는...너무 순진했달까."
ㅡ
나는 자기주도라고 쓰고
사실은 내 삶을 더 중요시했던, 방치형 엄마였어
기본적인 건 다 챙기긴 했지.
오히려 너무 챙겨서 "엄마, 그만 좀 해"
소리 들을 때도 있었고.
중학교 올라가서 첫시험 때는, 공부법 정도만 알려줬어,
공부에 뜻이 없으면 특성화고도 괜찮다고 생각했지.
나는 공부는 억지로 시켜서 될 일이 아니라고 믿었거든.
근데 생각보다 잘하더라니까.
수행평가도 꼼꼼하게 챙기고,
시험 계획도 혼자 짜고.
말은 없는데, 손은 계속 움직이는 스타일.
ㅡ
"그래도 뭔가는 시켰겠지?"
"딱 두개. 독서랑 수학."
독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시켰고,
수학은 놓치면 복구가 힘드니까 꾸준히 하게 했어.
잘하진 않아도 싫어하진 않았거든.
아마. 강압적이지 않고 혼자 풀게 둔 게
그나마 비결이었나 봐.
ㅡ
지금 돌아보면 가장 아쉬운 게 하나 있어.
아이를 위한 '공부법'을 내가 몰랐다는 거.
그나마 비결이 있다면
내가 '제대로 된 공부법'을 몰랐다는 걸,
뒤늦게라도 알게 된 거였지.
그냥 내가 공부해서 가르치면 되는 줄 알았지.
웃긴게 지금은 초,중등 수학 정도는 이제
눈 감고도 설명할 수 있어.
왜냐고? 애가 셋이라 최소 세 번은 가르쳤거든
가르치다 보니 내가 원리를 터득했어,
그래서 느꼈지
내가 잘못된 공부를 하고 있었구나 깨달았달까
부모도 '공부'를 하긴 해야 해.
아이 학교 공부 말고
아이에게 '뭘 알려줘야 하는가'에 대한 공부
ㅡ
"근데 걔가 속이 깊잖아. 그래서 말도 없고 ."
"맞아. 기복 없고 담담하니까, 나도 속마음은 몰랐어."
그 애는 항상 "나 공부 별로 못했어" 이랬거든.
그래서 그런 줄 알았지.
근데 알고 보니 자기한테 더 엄격했더라고,
진짜 완벽주의였던 거야.
그리고 문제의 그날.
고등학교 입학 전에 치르는 배치고사
애가 와서 한 말이 아직도 귀에 생생해
"엄마, 이건...학교 시험이랑 좀 달라."
중학교 시험에서는 실수 한 번을 안하던
그 꼼꼼한 애가, 자기 이름도 안 썼대.
너무 당황해서 이름 쓸 생각도 못했다는 거야.
그 얘기 듣는데 진심, 심장이 턱 막히더라.
아, 얘는 진짜 맨몸으로 산에 올라가고 있었구나.
다른 애들은 학원에 선행에 기본 장비 다 챙겼는데,
우리 애는 그 모든 걸 모른채
혼자 맨몸으로 산에 올라가고 있었던 거야.
나중에 안 얘기지만,
모의고사라는 것도 중3 말에 알았대.
나 너무 무심한 엄마 맞지.
ㅡ
그날 밤부터
내가 검색창에 눈에 불을 켜고 불 지르듯 뒤졌지.
잠을 잘 수가 없었어.
너무 불안해서.
그 때 공부해서 모은
자료만 엮어도 책 한 권은 나올 거야.
"야, 너 진짜 미쳤다."
"그때부터야.
이 아이를 위해, 나도 본격적으로 공부하겠다고
마음먹은 건."
ㅡ
이렇게 시작된 거야.
우리 집 전교 1등 생활은.
한마디로 요약하면
모르고 시작했지만, 놓치고 싶지 않아서 끝까지 갔다.
그리고 그 모든 이야기
지금부터 하나씩 풀어볼게.
이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곧 올라올 2편에서도,
무지한 엄마가 어떻게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그 절박한 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 다음 편은 여기를 눌러주세요
부모도 공부가 필요하단 말, 자세히 보고 싶다면...
https://brunch.co.kr/@15b2cc4a3f7344c/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