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zi-Series] EP. 02 혼자 보낸 전쟁터, 그 아이를 위해
※ 이 시리즈는 평범한 일반고 사례를 바탕으로 하며, EP.01에 설명이 있습니다.
※ 아직 1편을 안 보셨다면, 아래 글부터 먼저 읽어주세요.
→ 《EP.01 보기》
“너 그때 고등학교 올라가기 전에,
수학 과외 시킨다 그러지 않았어?”
“응...시켰었지. 10월 부터 딱 두 달.”
“어땠어?”
“진도만 나갔어. 복습은 전혀 할 수도 없었고,
책 한 권은 끝났는데 남는 게 하나도 없더라.”
말하면서도 마음이 서늘해졌어.
그게 시작이었거든.
그때 처음으로
‘우리가 너무 준비가 안 돼 있었구나’
하는 자각이 들었어.
ㅡ
그날 밤,
처음으로 수험생 카페에 들어가봤어.
다들 중3 겨울이면 이미 고2 수학까지 선행을 끝냈대.
학원 커리큘럼이 어쩌고,
수능을 몇 바퀴 돌았다는 말까지 나오는데...
나는 그냥 멍하니 화면을 보고 있었어.
아, 이건...
맨몸으로 에베레스트에 오르겠다는 거구나.
게다가 아이는 그걸 모르고 있다는 게,
정신이 번쩍 들더라.
ㅡ
그 순간부터, 나도 뛰기 시작했어.
내가 가진 무기?
한 번 파면 끝을 보는 집요함.
그거 하나였지.
그땐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진짜 믿은 건 아이의 태도였어.
그게 맞았다는 걸, 이제 알겠더라.
유튜브에서 고득점 공부법을 찾아
정말 손으로 다 필기했어.
과목별 선생님들 영상은 돌려보고 또 보고.
공부법 커뮤니티, 수험생 카페,
1등급 받은 사람들의 후기까지 전부 정리했지.
'고등 공부법', '내신 대비', '과목별 루틴'.
'플랜 짜는 법' '과목별 공부' '생기부 준비 요령' 등등.
그때는 진짜, 밥 먹고 자는 시간 빼곤
아이랑 같이 계속 공부만했어.
하루 14시간 까지 앉아있었지.
그 기분이 어떤지는 여기에 적어놨어.
“왜 그렇게까지 했냐고?”
미안해서.
진심으로...너무 미안했어.
그만큼 아이도 나도 절박했으니까.
ㅡ
애는 아무 말 안 했지만,
나는 알겠더라.
그 아이만 혼자 맨몸으로
싸우고 있다는 걸.
나 없이 전장에 나간 병사 같았어.
엄마가, 아무런 무기나 전략도 주지 않은 채
그냥 “잘하고 와” 했던 거야.
생각할수록, 숨이 턱 막혔어.
그래서 그때부터 내 모든 시간을
‘내 아이를 위한 작전 세우기’에 쏟았어.
ㅡ
입학 2주 전.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최근 3년간의 기출문제, 시험 범위,
심지어 내신 평가 방식까지
다 뒤졌어.
대략의 시험 범위를 먼저 훑었어.
기출 문제를 보며 학교의 스타일을 읽어냈고,
선생님이 평소 어떤 식으로 문제를 내는지도 분석했지.
비슷한 유형이 어디에 숨어 있는지,
모의고사며 다른 학교 시험지까지
닥치는 대로 다 뒤졌어.
학원 다니는 애들이라면
당연히 알고 있을 법한 정보였겠지만
우리에겐 그게 생명이었거든.
모르고 시험장에 들어가는 일은
두 번 다시 없게 하자.
그 생각 하나로
내가 공부해서 모은 자료에 맞춰서
70일짜리 맞춤 플랜을 짰어.
ㅡ
그 모든 준비,
그 수백 수천 시간의 기록,
그 벼락치기 아닌 벼락치기 공부의 끝에
딱 하나,
그 말 하나 전하고 싶었어.
“괜찮아.
엄마가 뒤에 있어.
너 혼자 아니야.”
그 마음 하나 때문에
나는 엄마로서
처음으로 ‘공부’를 시작했어.
그리고 그때부터,
우리 집 진짜 전교 1등 생활이 시작된 거야.
ㅡ
“와, 그걸 다 했다고...진짜 대단한데?
그럼 그 플랜은 어떻게 짰어?”
“플랜? 오, 그걸 물어보다니 예리하다.
그게 사실 진짜 중요한 부분이거든.”
전교권을 노린다면, 플랜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거든.
그건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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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함께 앉아 있는 것, 그저 그뿐인데도 쉽지 않죠.
[공감양육 시리즈]
《함께 앉아만 있었는데, 우리 엄마가 달라졌어요》
그 안에서 ‘진짜 위로’가 무엇인지 마주하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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